역사속 오늘

영국왕 에드워드 8세, 사랑 위해 왕위 포기

“사랑하는 여인의 도움과 지지없이는 왕으로서의 막중한 책임과 의무를 다할 수 없음을 깨달았습니다.” 1936년 12월 11일 밤10시, 영국왕 에드워드 8세가 라디오를 통해 국민들과 작별인사를 나눴다. 이로써 그는 영국 역사상 스스로 왕위에서 물러난 최초의 왕이 됐다. 두 번의 이혼경력이 있는 윌리스 심프슨이라는 미국 여성을 너무나 사랑했으나 왕실과 국민들의 반대로 결혼을 할 수 없게 된 것이 왕위포기에까지 이른 것이다.

에드워드는 황태자 시절이었던 1930년에 런던의 한 사교모임에서 윌리스를 처음 만났다. 황태자는 미혼이었고 윌리스는 뉴욕의 부자 어니스트 심프슨과 결혼해 런던 사교계를 드나들 때였다. 황태자가 그녀의 쾌활하고 솔직한 태도에 마음이 끌려 이내 둘은 가까워졌다. 둘 사이의 애정소문이 런던 사교계의 단골 화젯거리에 오르면서 전 세계 신문들도 둘의 관계를 보도하는 일이 잦아졌다. 1936년 왕위에 오른 에드워드 8세는 그녀와의 결혼을 원했으나 그녀는 엄연한 기혼녀였다. 볼드윈 수상과 성공회 대주교도 반대했지만 무엇보다 국민들의 실망이 컸다. 황태자로 세계 45개 국을 순방하며 대영제국의 영광을 드높이는데 헌신하고 대공황기에는 실업자 구제계획을 구상하는 등 국민들로부터 인기를 한몸에 받았던 황태자였기에 더욱 그랬다.

10월 27일 심프슨 부인이 이혼을 감행함으로써 결혼이 기정사실로 굳어지자 볼드윈 수상은 내각 총사퇴를 배수진으로 결혼을 반대하고 나섰다. 결혼이 곤란해지자 심프슨 부인은 12월 3일 프랑스로 떠났고, 에드워드 8세는 왕위 포기를 선언한 뒤 곧 바로 영국을 떠났다. 왕위는 엘리자베스 여왕의 아버지이자 그의 동생인 조지 6세가 물려받았다. 왕에서 윈저공으로 격하된 그는 국민들의 시선을 의식, 심프슨 부인과 잠시 거리를 두는 듯하다가 1937년 6월 3일 프랑스에서 결혼식을 올렸다. 이후 두 사람은 조국을 등진 채 이곳저곳을 돌아다녀야 했다. 동생 조지 6세의 장례식(1952년)과 어머니의 장례식(1953년)때 잠시 영국에 들르긴 했으나 공식적으로 초대받아 조국을 방문한 것은 1967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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