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속 오늘

제2차 보어전쟁 종결… 남아공 영국 식민지로 전락

‘보어(Boer)’란 ‘농민’을 뜻하는 네덜란드어 ‘부르’를 영어로 표기한 말이다. 네덜란드의 가난한 농민들이 남아프리카에 정착, 보어인의 기원을 이룬 것은 17세기 후반부터다. 보어인은 아프리카 흑인들로부터 땅을 빼앗아 자신의 영토로 삼았으나 그들 역시 머지않아 영국에 쫓기는 운명에 처한다. 보어인은 케이프타운을 영국에 내주고 북방으로 이동했다. 그들이 옮겨간 내륙에는 줄루족 등 아프리카 흑인 왕국이 번창하고 있었다. 보어인들은 이들을 무력으로 내쫓고 이곳에 나타르공화국을 세웠다. 이 과정에서 3000여 명의 흑인들이 죽었다.

1842년 영국에 또 그 땅을 빼앗긴 나타르는 더 깊은 오지로 들어가 트란스발공화국(1852년)과 오렌지자유국(1854년)을 세웠다. 그러나 영국이 이곳까지 합병하려들자 더 이상 오갈데 없는 보어인은 1881년 영국과 제1차 보어전쟁을 일으켜 승리를 거둔다. 이곳에 다시 분쟁의 회오리가 몰아친 것은 다이아몬드 광맥과 풍부한 금광이 발견되면서였다. 트란스발이 세계 제1의 황금국가로 성장하는 것을 배아프게 여긴 영국이 노골적으로 내정을 간섭하자 트란스발은 1899년 10월 9일 영국 자본을 쫓아내고 영국인들의 정치적 권리를 대폭 제한하는 최후통첩을 영국에 보냈다.

영국이 이를 받아들 리 없었고 결국 이틀 뒤인 10월 11일 제2차 보어전쟁이 시작됐다. 그러나 8만7000명의 군 병력으로는 45만 명이나 되는 영국 군대를 당해낼 수 없었다. 영국은 근거지를 없앤다는 구실로 보어인의 전답과 가옥을 불사르고 21만 명의 노약자들을 위생상태가 열악한 집단수용소에 수용해 2만 3000명이나 죽게 했다. 야만적인 전쟁에 세계 언론이 들끓었다. 영국 국내에서도 3년이나 지속되는 전쟁에 반전운동까지 고개를 들었다. 그래도 결국 보어인은 손을 들었고 트란스발·오렌지 두 공국은 1902년 5월 31일에 체결한 ‘베레니깅 조약’으로 영국의 식민지가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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