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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백산 국립공원] ④ 어의곡~비로봉~천동계곡… 최단거리로 비로봉 정상 올라가 편하게 걸어 내려오는 순한 코스

↑ 왼쪽 봉우리는 비로봉이고 오른쪽 능선은 천동계곡(연화봉) 방향 길 (출처 단양군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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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내맘대로 평점(★5개 만점). 등산요소 ★★★ 관광요소 ★★

☞ 12㎞에 6~7시간

☞ 어의곡~비로봉~천동계곡

 

by 김지지

 

소백산은 경북 영주시와 충북 단양군에 걸쳐있는 국립공원 명산이다. 주봉인 비로봉(해발 1439m)을 중심으로 국망봉(1420m), 제1연화봉(1394m), 도솔봉(1314m) 등이 백두대간 마루금 상에 솟아있다. 주요 들머리는 어의곡, 천동계곡, 희방사, 초암사, 비로사, 죽령 등인데 이 가운데 단양에 속한 곳은 어의곡과 천동계곡이다. 죽령은 단양과 영주 경계에 있다.

어의곡과 천동계곡 중 등산객들이 선호하는 들머리는 어의곡이다. 서울·경기권에서 가장 가깝고 비로봉 정상까지 최단거리이고 비로봉으로 연결되는 2개 등산길이 이곳에서 출발하기 때문이다. 어의곡탐방지원센터에서 비로봉까지는 5.1㎞ 거리에 2시간 30분~3시간이 소요된다. 천동탐방지원센터에서 출발할 경우에는 비로봉까지 6.8㎞에 3시간 30분~4시간 정도 잡아야 한다. 따라서 어의곡을 들머리로, 천동계곡을 날머리로 삼을 경우 전체 거리 12㎞ 정도에 6~7시간을 예상해야 한다. 선근 정형 종훈 태훈 4인이 이 코스를 따른 것은 2022년 5월 28일이었다.

어의곡~비로봉~천동 지도

 

■우리 산행 : 어의곡~비로봉~천동계곡

 

▲어의곡~비로봉

충북 단양 가곡면의 어의곡 주차장은 탐방객 숫자에 비하면 규모가 작은 편이다. 철쭉이 만개한 6월초나 설산을 즐기려는 겨울철 공휴일 때는 공간이 부족해 주차장 아래 도로가에 요령껏 주차하고 올라가야 한다. 주차장에서 오른쪽 포장도로를 따라 100~200m 정도 올라가면 길이 두 갈래로 나뉜다. 오른쪽 길은 어의곡탐방지원센터를 지나 비로봉(정상)으로 직등하는 소백산 코스 중 최단거리 길이고, 직진 포장도로 길은 늦은맥이재를 지나 비로봉으로 이어진다. 오른쪽 직등로를 탈 경우 비로봉(정상)까지 5.1㎞로 짧지만 늦은맥이재로 올라갈 때는 정상까지 10㎞가 넘는다. 그래서 소백산 초행자가 선호하는 곳은 거리가 짧은 우측 길이다. 우리 산행도 어의곡 주차장~어의곡탐방지원센터~비로봉(정상)~천동계곡 순서로 진행했다. 만약에 늦은맥이재 코스로 올라가 비로봉을 거쳐 천동주차장으로 내려간다면 17㎞에 최소 7~8시간은 잡아야 한다.

어의곡에서 비로봉 오름길

 

어의곡탐방지원센터를 지나는 초반 길은 부드럽고 순하다. 국립공원답게 길도 잘 정비되어 있고 돌길도 편평하게 잘 다져졌다. 한참동안 급경사 돌계단과 데크계단을 오르다가 첫 번째 데크 쉼터를 만난 시간은 들머리에서 1시간 40분이 지나서다. 그후 20분이 지나니 두 번째 쉼터이고 다시 15분 정도 오르니 비로소 하늘과 조망이 열린다. 어의곡삼거리를 거쳐 비로봉 정상에 도착한 것은 초입에서 3시간 정도 지나서였다.

어의곡에서 소백산 주능선으로 올라가는 길

 

▲비로봉~천동계곡

비로봉 정상에 올라가니 휴일엔 늘 그렇듯 정상석을 배경으로 사진을 찍으려는 등산객들의 줄이 길게 이어져 있다. 포기할까 하다가 기다렸는데 20분이 지나서야 기회가 주어졌다. 비로봉에서 바라보면 북서쪽 가까이 어의곡삼거리이든 서쪽의 천동계곡 방향이든 목책 산책로가 길게 이어져 있다. 연화봉 근처에도 등산로를 따라 나무계단이 설치되어 있다. 사실 이 목책 산책로는 소백산의 명물 중 하나이기도 하다. 목가적인 분위기에 마치 목장 길을 걷는 듯한 기분이 들게 해 마음을 편하게 해주기 때문이다.

비로봉 정상

 

비로봉에서 남서쪽 연화봉 방향으로 데크계단을 따라 0.6㎞를 진행하면 천동삼거리다. 그곳에서 천동주차장까지는 6.2㎞이고 연화봉까지는 3.5㎞다. 천동삼거리 쉼터 데크에서 점심을 먹는데 태훈이 ‘핫앤쿡’이라는 신문물을 꺼낸다. 물을 부어 10여분 뒤 먹을 수 있는 발열식품의 일종이라며 추운 겨울에 밥과 라면을 섞어 먹으면 좋다고 홍보한다. 천동삼거리에서 10분 정도 내려가면 고사목 쉼터다. 주목의 고사목 한 그루가 삐죽하게 솟아있고 주변에 데크를 설치해 만든 쉼터다. 그곳에서 40분을 내려가면 천동쉼터인데 그곳부터 천동주차장까지 하산길은 너덜길 구간이 의외로 길다.

고사목 쉼터

 

숲만 있을 뿐 조망이 없고 단조로우니 선근이 “이럴줄 알았다면 희방사로 내려갈 걸 그랬다”고 한다. 천동삼거리에서 희방탐방지원센터까지 7.4㎞이니 천동길보다 1㎞ 정도만 더 가면 된다. 사실 소백산은 봉우리와 능선을 제외하면 숲의 조망이 그리 좋은 곳은 아니다. 따라서 연화봉을 지나 희방탐방지원센터로 내려가 본 사람으로 선근의 말에 공감했다. 그렇다고 천동계곡 길이 아주 의미가 없는 것은 아니다. 언제고 한 번은 천동길로 올라가거나 내려갈 것이 때문이다. 게다가 희방사에서 어의곡까지는 승용차로 1시간은 이동해야하는 먼 거리다.

천동계곡과 희방사 코스를 모두 걸어본 내가 내린 결론은 소백산의 멋을 한껏 느낄 수 있는 희방사 방향 능선 코스가 훨 낫다는 것이다. 특히 5~6월은 해가 길어서 시간이 더 걸려도 문제될 게 없다. 이 대목에서 궁금한 게 있다. 천동삼거리에서 죽령(혹은 희방사)까지 능선에 제1연화봉(1394m), 연화봉(1383m), 제2연화봉(1357m)이 있는데 왜 원칙없이 순서를 정했느냐는 것이다. 연화봉, 제1연화봉, 제2연화봉으로 하거나 제1연화봉 제2연화봉 제3연화봉으로 하면 될 것을 원칙없이 섞어놓으니 3개 연화봉 이름을 위치대로 기억하는 게 쉽지 않다.

소백산 야생화. 왼쪽부터 꽃쥐손이, 미나리냉이, 벌깨덩굴, 철쭉

 

천동삼거리에서 심심하기 이를데 없는 길을 쉬엄쉬엄 2시간 걸으니 천동탐방안내소다. 안내소에서 20분 정도 걸어 내려가면 다리안계곡을 가로지르는 소백교를 지난다. 산악인 허영호가 3극점과 7대륙에 발자취를 남긴 것을 기념해 세운 기념비가 입구에 세워져 있는데 허영호 기념비가 왜 이곳에 있는지는 모르겠다. 소백교 아래 계곡에 폭포가 있다. 좁고 뒤틀린 바위 사이로 물이 떨어지는 다리안폭포다. 그 밑으로 커다란 바위와 세 층의 용소를 흐르는 계곡물이 굉음을 내며 흘러내린다고 하는데 우리가 그곳을 지난 날은 계곡 물이 마르는 5월 말이다. 20분 후 천동주차장에 도착해 살펴보니 쉬엄쉬엄 12㎞를 걷는데 7시간 걸렸다. 물론 점심과 휴식 시간을 포함해서다.

다리안폭포와 소백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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