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속 오늘

국제연맹 첫 총회

1920년 1월 10일은 1차대전 패전국에 전쟁 책임을 물은 ‘베르사유 조약’의 발효일이다. 조약에 ‘국제연맹(League of Nations)’의 창설이 명시됐기 때문에 창립식은 없었어도 이 날은 자동적으로 국제연맹의 창설일이 됐다. 국제연맹의 출범을 구체적으로 실감할 수 있었던 것은 그해 11월 15일 스위스 제네바에서 열린 첫 총회 때였다. 42개 승전국과 중립국이 총회에 참석했으나 패전국 독일과 막판에 전쟁에서 발을 뺀 러시아는 가입이 허락되지 않아 참석하지 못했다. 양국은 1926년과 1934년에 가입했다.

무엇보다 국제연맹을 창설하는데 주도적인 역할을 했던 우드로 윌슨 대통령의 미국이 대표를 파견하지 않아 첫 총회 때부터 활기가 없었다. 미국이 연맹에 가입하지 않은 것은 공화당이 다수를 차지하고 있는 상원이 국제연맹 창설을 명시하고 있는 베르사유 조약을 부결했기 때문이다. 집단안전보장을 골자로 하는 국제연맹에 가입하면 미국이 가맹국의 내전에 간섭할 가능성이 높다는 게 비준을 거부한 이유였지만 한편으로는 윌슨이 주도한 조약 협상단에 공화당 의원이 단 1명도 포함되지 않은 것에 대한 꾀심죄도 작용했다.

1920년대의 국제연맹은 국가 간의 사소한 갈등에 대해서는 나름대로의 성과를 거두었으나 파시즘이 대두한 1930년대에 들어서는 무기력하기 이를 데 없었다. 만주사변을 일으킨 일본에 철수를 요구했다가 일본이 철수는커녕 되레 연맹을 탈퇴(1932년)하는 바람에 국제적인 망신을 샀는가 하면 독일과 이탈리아로부터도 1933년과 1937년에 각각 탈퇴 통보를 받는 수모를 당했다. 소련에 대해서만은 핀란드를 침범했다는 이유를 들어 축출(1939년)하는 용기를 보였지만 이미 연맹의 권위는 땅에 떨어질 대로 떨어진 뒤였다. 공식적으로는 1946년 4월 18일 해산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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