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속 오늘

청조 마지막 황제 푸이 사망

일생에 3번이나 황제 자리에 올랐던 청조(淸朝)의 마지막 황제 푸이(溥儀)가 1967년 10월 17일, 파란많은 61년의 생을 마쳤다. 1908년 두 살의 나이로 황제 자리에 올라 신해혁명으로 재위 4년만인 1912년 황제자리에서 물러난 것은 개인의 비극으로만 끝날 일이 아니었다. 268년간 지켜온 사직과 2000년 이상을 유지해온 황제 지배체제도 함께 무너져내린 천지개벽이었다. 1917년 왕정복고를 꾀한 군벌 장훈의 쿠데타로 다시 황제자리를 찾았으나 ‘12일 천하’일 뿐이었다.

1924년 베이징을 떠나 톈진의 일본 조계로 옮기면서 일본과의 20년 인연이 시작됐다. 호시탐탐 중국 침략을 노리는 일본에 ‘청조 부흥’의 환상에 젖어있는 푸이야말로 이용가치가 높은 홍보상품이었다. 1932년 괴뢰국인 만주국을 세워 꼭두각시 황제 자리를 선물하고 2번이나 일본을 방문케 해 대대적인 환영행사를 마련함으로써 행여라도 그의 환상이 깨지지 않도록 각별한 관심을 쏟았다.

그러나 일본의 패망은 그에게도 파멸이었다. 2차대전이 끝날 무렵 일본으로 탈출하려다 소련군에 체포돼 5년간, 다시 중국 공산당으로 넘겨져 9년간, 이렇게 총 14년간을 구금생활을 하다 1959년에야 겨우 풀려나 식물원 정원사로 일하며 비로소 ‘땀’이 무엇인지를 처음 경험했다. 시신은 2번이나 옮겨다니다가 1995년 비로소 조상들이 묻혀있는 황릉으로 이장됐다. 죽어 28년만에 다시 황제로 복귀한 셈이다.

error: Content is protected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