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속 오늘

앵글로·색슨계의 잉글랜드에 노르만왕조가 뿌리내리기 시작한 ‘헤이스팅스 전투’ 개전

1066년 1월 5일, 잉글랜드 웨섹스 왕가의 에드워드 고해왕이 죽고 이튿날 의동생 해럴드 2세가 왕위에 오르자 바다 건너 북프랑스 노르망디를 지배하고 있는 윌리엄 대공이 발끈했다. 자신이 해럴드보다 후계 순위에서 앞서고 에드워드왕이 생전에 자기에게 왕위를 약속했는데도 자신에게 왕위가 돌아오지 않았기 때문이다. 노르망디는, 10세기 초에 북프랑스에 침입한 스칸디나비아 출신의 북유럽 종족인 노르만족이 911년 프랑크 왕국으로부터 봉건 영토로 물려받은 곳이고 윌리엄은 그 노르만족의 후손이었다.

윌리엄이 왕위를 요구한다고 해럴드가 왕위를 양보할 리 없었고 결국 둘은 일전을 불사했다. 1066년 10월 14일, 바다를 건너온 윌리엄군과 해럴드군이 잉글랜드 남쪽 헤이스팅스에서 맞붙었다. 전력은 각각 7000명으로 엇비슷했지만 승리는 윌리엄에게 돌아갔고 해럴드는 죽임을 당했다. 이로써 잉글랜드에 노르만왕조가 뿌리내리기 시작했다.

전투 이후 잉글랜드의 지배계급은 앵글로·색슨계에서 노르만계로 바뀌어 1만2000여 명의 노르만인이 통치자로 올라서고 200만 명의 색슨인들은 평민층을 구성했다. 언어에도 교체 바람이 불어 앵글로·색슨계가 사용해온 기존의 영어는 낮은 신분의 사람들이 사용하는 ‘고대 영어’로 전락하고, 프랑스어와 라틴어가 상류층의 언어로 부상했다. 오늘날의 영어에 고대영어보다 프랑스어·라틴어를 어원으로 하는 영어가 더 많은 것은 이 때문이다. 영국은 그 때 이후 지금까지 단 한 번도 외세의 침입을 허락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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