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땅 구석구석

한 달 전 갔는데도 자꾸 어른거려 또 다시 찾아간 강원도 삼척·동해의 두타산(頭陀山)… ② 무릉계곡~관음암~신선봉~쌍폭·용추폭포~무릉계곡

↑ 쌍폭(왼쪽)과 용추폭

 

by 김지지

 

☞ 두타산의 다른 코스(댓재~두타산~두타산성~무릉계곡)가 궁금하다면 클릭!!

☞ 두타산의 다른 코스(무릉계곡~베틀바위~두타산협곡 마천루~쌍폭·용추폭포~무릉계곡)가 궁금하다면 클릭!!

 

한 달 전 고교 친구들과 두타산 정상을 밟았는데도 두타산이 계속 어른거린다. 무엇보다 하산길 두타산성에서 바라본 무릉계곡 건너편의 관음암과 관음폭포가 궁금해서다. 이제나 저제나 기회를 엿보다가 추석 연휴 마지막날인 2019년 9월 15일 아침 일찍 두타산으로 차를 몰았다. 동행자는 30년째 나와 함께 사는 50대 중반의 여성이다. 이 여성의 평소 산행 경력으로 비추어볼 때 두타산 정상은 무리일테지만 산 중턱의 관음암 정도라면 괜찮겠다는 판단이 섰다.

코스는 무릉계곡 입구를 들머리로 삼아 삼화사를 지나 관음암과 신선봉에 올라갔다가 내려와 쌍폭과 용추폭포를 둘러보고 무릉계곡으로 하산하는 것이다. 예상 총거리는 8㎞ 정도다.

두타산 일대 안내도

 

▲무릉계곡 삼화사~관음암~하늘문

서울에서 출발할 때는 태풍 ‘링링’이 동해쪽으로 빠져나간 뒤여서 대관령까지는 전형적인 초가을의 맑은 하늘이었으나 대관령 터널을 지나고부터는 태풍의 여파가 남아있는 탓에 영동쪽에는 적지 않은 비가 내렸다. 폭우는 아니어서 다행이었지만 그래도 비옷을 입고 산행을 하려니 은근히 성가셨다. 오늘은 중년 여성이 동행하는 만큼 목적지를 향해 힘들게 가기보다는 차근차근 주위를 살펴보고 감상하며 둘러볼 계획이다.

오늘 코스는 두타산 정상과는 무관한 짧은 코스이긴 하나 무릉계곡의 정수를 느낄 수 있다는 점에서는 괜찮은 선택이다. 멋진 뷰포인트에서 여유롭게 풍광을 감상하거나 사진을 찍을 수도 있으니 금상첨화다. 그러나 이 코스 역시 너덧 시간은 잡아야 한다. 이 코스는 무릉계곡을 옆에 끼고 걸으며 두타산의 바위 병풍과 폭포를 두루 보고 싶은 이들이 주로 이용하는 코스다.

초입에서부터 무릉계곡 산책로를 걸을 때 지나는 주요 장소를 하나하나 살펴본다. 무릉계곡은 초입의 호암소(虎巖沼)에서 시작해 약 4㎞ 상류 용추폭포가 있는 곳까지를 말한다. 호암소는 그 옛날 도술에 능한 고승이 이곳을 지나가다가 자신을 해치려는 호랑이를 피해 신통력으로 소(沼)를 건너뛰자 이것을 본 호랑이도 고승을 따라 건너뛰다가 소에 빠져 죽었다는 전설이 전해진다. 소의 옆 벽면에 ‘호암(虎巖)’이란 암각서가 있다.

 

무릉반석의 백미는 ‘무릉선원 중원천석 두타동천’ 초서체

무릉계곡 매표소를 지나면 곧 수 백명이 족히 앉을 수 있는 멋지고 너른 무릉반석(武陵磐石)이 나온다. 주변은 기암과 송림이다. 반석 위에는 오래전 이곳을 찾은 명필가와 묵객들이 음각한 여러 종류의 석각(石刻)이 암각되어 있다.

무릉반석

 

그중 백미는 ‘무릉선원 중원천석 두타동천(武陵仙源 中臺泉石 頭陀洞天)’이라고 씌어있는 초서체다. 16세기 조선조 4대 명필 중 한 사람인 양사언이 썼다는 설과 18세기 옥호자 정하언이 삼척부사 재직 때 썼다는 설이 있다. 오랜 세파에 글자가 희미해지고 마모되어 1995년 모형을 제작해 산책로 옆에 세워놓아 오가는 등산객들의 발을 멈추게 한다. 힘이 있고 멋지다.

‘무릉선원 중원천석 두타동천(武陵仙源 中臺泉石 頭陀洞天)’ 석각

 

무릉반석은 김홍도가 그린 ‘금강사군첩’에 ‘무릉계’라는 이름으로 잘 그려져 있다. 금강사군첩은 김홍도가 1788년 정조의 어명을 받아 금강산과 관동팔경 지역을 돌아보며 그린 화첩이다. 김홍도의 무릉계에는 무릉반석에서 풍류를 즐기는 선비, 백두대간의 산세는 물론 소나무 한 그루까지 상세하게 묘사되어 있다. 무릉반석 옆에는 구한말 유림들의 의기가 밴 금란정(金蘭亭)이 있다. 한일합병 당시 지역 유림들이 조직한 금란계(金蘭契)라는 모임을 기리기 위해 해방 이후 후손들이 지은 것이다.

김홍도의 ‘금강사군첩’ 중 ‘무릉계’

 

무릉반석에서 조금만 더 올라가면 신라 말 창건한 삼화사가 나온다. 창건 후 수차례 소실과 중창을 거듭하다가 1907년 의병이 숙박했다는 이유로 일본군이 대웅전과 선방 등 200여 칸을 불태웠다. 이후 대웅전 등을 다시 지어 유지해오다 1977년 원 절터가 쌍용양회 채광권에 편입되어 약 1.3㎞ 떨어진 현재 위치로 이전했다. 뒤쪽 높은 산에 중대폭포가 있지만 비가 와야 물길이 보일 뿐 날이 가물면 보이지 않는다.

삼화사에는 국가지정문화재 보물이 2점 있다. 9세기 후반에 조성된 3층석탑(보물 1277호)과 신라말(혹은 고려초기) 만들어진 철조노사나불좌상(보물 1292호)이다. 적광전에 봉안되어 있는 철조노사나불좌상은 왼쪽 어깨, 양손, 몸 아래 부분은 없어졌지만 얼굴과 상반신 부분은 잘 남아 있어 이를 바탕으로 복원한 것이다. 뒷면에는 불상과 관련된 문구들이 적혀 있다. 제작 시기는 없지만 명칭과 불상을 만드는데 관여한 사람들의 이름이 적혀 있어 불상의 가치를 높여주고 있다.

삼화사 적광전에 봉안되어 있는 ‘철조노사나불좌상’

 

관음암 주변에 무릉계곡 내려다보이는 조망터 많아

삼화사를 지나 널찍한 산책로를 따라 400m쯤 오르면 관음암 갈림목이 나온다. 오른쪽으로 산을 타면 관음암이고 직진하면 무릉계곡의 연속이다. 직진할 경우 곧 나타나는 곳이 학소대(鶴巢臺)다. 상류의 물줄기가 이곳을 지나가는데 이곳 바위에 학이 둥지를 틀고 살았다고 해서 이름이 붙여졌다. 학소대에서 무릉계곡 상류로 더 올라가면 관음폭포로 올라가는 오른쪽 길이 있다. 그곳에서 200m 정도 올라가면 멀리 두타산 정상의 하산길에서 보았던, 그리고 직접 확인하고 싶었던 관음폭포가 계곡 속에 숨어 시원한 물줄기를 자랑한다. 이 관음폭포 역시 강추다.

관음폭포(왼쪽)와 관음암 올라가는 길

 

관음암은 갈림목에서 오른쪽으로 1.1㎞를 올라가야 나온다. 무릉계곡 상류로 직진하든 관음암을 거치든 쌍폭이나 용추폭포를 만나게 된다. 따라서 적당한 등산을 원한다면 관음암을 추천한다. 관음암을 향해 경사길을 올라가면 무릉계곡이 내려다보이는 전망대가 곳곳에 있고 멋진 소나무들이 즐비하다. 나무가 시들해지는 초가을인데도 비가 내리니 나무마다 생기가 넘친다. 마치 올해의 마지막 젊음을 발산이라도 하는 듯 초여름처럼 싱그럽다. 비오는 날의 산행이 주는 운치는 덤이다.

관음암은 삼화사의 암자 중 하나다. 당초 이름은 지조암이었다. 1793년 화마로 소실된 암자를 당시 삼척부사가 나서 재건했으나, 한국전쟁 때 또다시 잿더미가 됐다. 1950년대 중건하면서 이름을 관음암으로 바꾸었다. 얼굴이 범상치 않은 관세음보살상이 이곳에 봉안되어 있기 때문이다. 이 관음상은 예로부터 영험이 있다고 알려져 불자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다. 내가 간 날은 추석 연휴 마지막날이서 그런지 등산객은 보이지 않았다. 스님과 신도들이 관음암과 요사채에서 편안한 자세와 말투로 두런두런 얘기를 꽃피우고 있다. 절 보다는 동네 사랑방 같았다.

관음암

 

관음암 왼쪽 계곡 방향에는 조성한지 얼마 안되는 7층석탑이 맵시를 자랑하고 있다. 관음암 뒤 전각 옆에는 자연석을 파서 만든 현대식 부조상이 모셔져있다. 표정이 살아 있고 세련되었다. 일부러 예스럽게 만들지 않고 현대식으로 조각하거나 부조해도 충분히 세련될 수 있다는 것을 확인시켜준다. 다만 무슨 부조상인지 설명이 없어 불교에 일가견 있는 대학친구 희용에게 나중에 물었더니 이렇게 답한다. “옆에 호랑이를 데리고 있으니 산신으로 봐야 하는데 얼굴 생김새는 불상 모양으로 조각해놓았군. 그래도 지팡이를 들고 있으니 산신으로 봐야겠지”

관음암 부조상

 

하늘문은 80도 급경사

관음암에서 문간재까지는 2.1㎞이고 용추폭포까지는 2.8㎞다. 관음암에서 용추폭포 가는 길에 절벽같은 신선바위가 있다. 옛날 무릉계곡의 경치를 구경하기 위해 신선이 앉았던 자리란다. 그래서 천기가 흐르는 신성한 장소로 알려져 있다. 절벽 바위 끝에는 엉덩이(혹은 수세식 변기) 모양으로 움푹 파인 곳이 있고 그곳에서 오른쪽 능선을 바라보면 남근바위가 멀리 보인다. 그래서 사람들은 엉덩이를 여성의 것으로 생각해 음과 양의 조화를 이뤄 소원을 비는 명당으로 받아들이고 있다.

절벽 바위 끝에 엉덩이 모양으로 움푹 파인 곳이 있고 그곳에서 오른쪽 능선을 바라보면 남근바위가 멀리 보인다.

 

두타산에는 도토리가 지천에 깔려있어 가는곳마다 다람쥐가 등산객의 관심을 끈다. 도토리를 까먹는 다람쥐 바로 앞으로 가도 도망가지 않길래 사진 한 장을 기념으로 남겼다. 관음암도 마찬가지이지만 신선바위에서도 무릉계곡 건너편 산성12폭과 주변의 경치를 즐길 수 있다. 건너편 두타산성에서 관음암을 바라보는 것처럼 확 트여 있다.

신선바위에서 바라본 산성12폭포와 주변 풍경

 

신선바위에서 조금 더 지나니 하늘문이 나온다. 높이 솟은 두 거대 바위 위에 또 하나의 거대 바위가 덮여있어 자연스럽게 문이 만들어졌다. 내가 산에서 한 번도 본 적 없는 80도는 족히 되는 급경사다. 하늘문을 통하는 철계단도 300개가 넘는다. 계단을 내려가며 보이는 주위 풍경이 장관이다. 2000년 12월 개설했다는데 그전에는 관음암으로 오르고 내리는 길이 참으로 힘들었을 것 같다.

하늘문

 

하늘문에서 내려가니 삼거리가 나오고 그곳에 안내목이 있다. 오른쪽으로 올라가면 문간재와 신선봉이고, 왼쪽으로 가면 쌍폭과 용추폭이다.

 

▲신선봉~쌍폭·용추폭포~무릉계곡

문간재와 신선봉이 궁금해 올라갔다가 내려오기로 했다. 문간재는 연칠령성을 거쳐 고적대와 청옥산으로 올라갈 때 거치는 고개이고 신선봉은 바른골과 박달골 합수목에 우뚝 솟구친 봉우리다. 신선봉은 용추폭포 위쪽의 벼락바위 일원과 백두대간의 한 축을 이루는 고적대(1354m) 일원의 멋진 풍광을 조망할 수 있는 뷰포인트다. 올라가보니 “무릉계를 제대로 보려면 신선봉에 올라야 한다”는 말이 괜한 말이 아니었다. 산 봉우리들은 구름에 가려 보이지는 않았지만 비 갠 후의 운치는 여전했다.

신선봉에서 바라본 무릉계곡 상류 쪽 풍경

 

신선봉 부근에 광개토대왕비를 닮은 바위가 보이고 2개의 남근석이 보인다는 안내판이 있어 신선봉에 올라가 두 바위를 찾아보았으나 광개토대왕비를 닮은 바위만 멀리 보일뿐 2개의 남근석은 도무지 찾을 수 없다. 이와 비슷한 경우가 또 있었는데 관음암을 조금 지난 지점에서 안내한 거북바위도 도무지 찾을 수 없었다. 안내판 재정비가 필요해 보인다. 쉽게 찾아볼 수 있도록 정확히 안내하거나 주변의 나무가 자라 보이지 않는다면 안내하지 말아야 한다.

신선봉에서는 2년 동안 정들었던 알루미늄 컵과 작별할 뻔했다. 2년 전 스위스 여행 때 사온 컵이었는데 그동안 산에 갈 때마다 가져가 막걸리나 커피를 따라 마시곤 했다. 그날은 왜 그런지 몰라도 평소 한 번도 사진을 찍지 않은 컵을 들고 포즈를 취하고 컵을 바위 위에 올려놓고 사진을 찍었다. 2년만에 찍은 유일한 컵사진이었다. 그런데 그날 콘도에서 1박을 한 뒤 컵을 냉장고 안에 두고 나왔다. 나중에 이 사실을 알았으나 이미 멀리 떠나 온 터여서 컵을 찾지는 못했다. 그러나 자꾸 컵이 어른거려 일주일이 지나 삼척 쏠비치 리조트에 분실물 신고를 했더니 바로 전화를 걸어와 찾았다며 택배로 보내주겠다고 한다. 그렇게 기쁠 수가 없다. 삼척 쏠비치 직원들께도 감사드린다.

잃어버릴 뻔 했던 나의 2년 지기 스위스 컵

 

안내판 정비할 곳 많아

신선봉만으로는 성이 차지 않아 문간재에서 1시간 정도 더 올라가야 나오는 바른골 사원터까지 다녀오는 등산객도 있다. 바른골로 들어서면 무릉계와는 전혀 다른 분위기다. 무릉계가 맵시 있고 화려한 미인의 자태를 보는 듯하다면 바른골은 원시 그 자체다. 골짜기는 한결 좁아지고 숲이 더욱 짙어지면서 전혀 다듬어지지 않은 모습을 하고 있다.

계곡을 따라 계속 올라가면 무릉계 최고 절경인 쌍폭(雙瀑)과 용추폭(龍湫瀑)의 시원한 물줄기가 반긴다. 쌍폭은 청옥산 양쪽에 형성된 박달골과 바른골에서 흘러내린 물이 무릉계곡에서 합쳐지기 전 형성되었다. 쌍폭보다 조금 더 상류에 위치한 용추폭은 학등 능선과 신선대 사이의 바른골 협곡에 자리잡고 있다. 조금 전까지 비가 내린 터라 쌍폭은 웅장함을 자랑했으나 용추폭포는 비가 내렸는데도 기대에는 미치지 못했다.

쌍폭(雙瀑). 힘이 넘친다. 물소리도 요란하다.

 

두 폭포의 뷰포인트도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 두 폭포 모두 100~200m 정도 올라간 곳에 뷰포인트가 있다는 안내판을 보고 나무 계단을 따라 올라가봤으나 두 곳 모두 나무에 가려 폭포 앞에서 감상하는 것보다 뷰가 좋지 않았다. 과거에는 더 잘 보여서 그런 안내판을 만들었겠지만 지금은 나무에 가려 뷰가 좋지 않다면 시야를 가로막는 나무를 자르거나 뷰포인트를 안내하지 않는 게 옳지 않을까 싶다. 역시 재정비가 필요해보인다.

 

▲무릉계곡~두타산성~두타산~박달령~박달골~무릉계곡

관음암~신선봉 코스는 두타산(1353m) 정상을 이어주는 코스는 아니다. 그래서 무릉계곡 쪽에서 두타산에 오르는 코스를 두 곳 소개한다. 하나는 무릉계곡에서 상류로 올라가다가 중간 쯤 나타나는 두타산성길 갈림목에서 왼쪽 능선으로 치고 올라가는 것이고 또 하나는 무릉계곡 상류까지 올라가 박달골과 박달령을 거쳐 두타산으로 오르는 것이다.

두타산성길 갈림목에는 두타산 일대 주요 장소까지의 거리를 구체적으로 표시한 안내판이 있다. 안내판을 보면 <←(왼쪽) 두타산성 0.5㎞, 두타산 4.5㎞ ↓(아래쪽) 무릉계곡 관리사무소 1.6㎞ ↑(위쪽) 용추폭포 1.0㎞, 박달령 3.95㎞, 두타산 4.5㎞>로 표시해 놓아 전체적인 거리를 잘 알 수 있게 해놓았다.

무릉계곡 상류에 위치한 두타산성길 갈림목

 

두타산성을 거쳐 두타산까지 올라가는 코스는 앞서 두타산 1편에서 소개했듯이 댓재에서 올라가는 코스보다 급경사여서 시간이 더 걸리고 체력 소모도 더 크다. 이 코스는 두타산에 오른 뒤, 박달령~박달골~쌍폭~무릉계곡으로 내려와 원점회귀 하는 게 일반적이다. 소요시간은 7~8시간을 잡아야 한다. 두 번째 코스는 이 코스의 역순이다.

체력이 좋은 상급 산악인들은 코스를 조금 더 길게 잡는다. 두타산에서 박달령을 지나 청옥산(1403m)까지 갔다가 용추폭포로 하산한다. 두타산에서 청옥산으로 가려면 표고차가 200m 안팎 나는 박달령까지 내려섰다 다시 올라야 하기 때문에 체력적으로 무리가 따르지만 그것을 감수하는 것도 산행의 묘미다.

무릉계곡 입구에서 출발해 두타산성을 거쳐 두타산 정상까지는 4~5시간 걸리고, 두타산 정상에서 청옥산 구간은 2시간, 청옥산에서 연칠성령과 바른골 상단 사원터를 지나 무릉계곡까지는 3시간 이상 걸린다. 청옥산 정상 직전 오른쪽으로 갈래치는 학등을 거쳐 무릉계곡으로 내려오면 1시간 정도 줄어든다.

 

▲천은사 코스

두타산으로 올라가는 코스에는 천은사 코스도 있다. 이 코스는 무릉계곡을 들머리로 삼지 않고 삼척시 미로면 천은사∼쉰움산∼두타산으로 이어지는 코스다. 해발이 아주 낮은 지점에서 등산이 시작되기 때문에 이 코스 역시 간단치는 않다. 다행히 주변 풍광이 일품이어서 동해·삼척의 토박이 등산객들이 자주 애용한다.

산행은 천은사(228m)에서 시작된다. 천은사는 1287년(고려 충렬왕 13년)에 ‘제왕운기’를 쓴 이승휴가 칩거한 유허지이기도 하다. 천은사에서 급경사 바위 비탈길을 오르다보면 1시간 반 정도 두타산으로 향하는 길목에 버티고 있는 쉰움산을 만날 수 있다. 정상에서는 수백평은 됨직한 넓은 바위가 움푹움푹 파여 수없이 많은 크고작은 우물을 이루고 있는 희한한 광경과 만날 수 있다. 석회암 지대 자연이 빚어낸 진풍경이다.

정상에 움푹 파인 웅덩이가 50개가 넘는다고 해서 쉰개의 우물 즉 ‘쉰움산’이다. 그래서 한문으로는 ‘오십정산(五十井山)’이다. 쉰움산에서는 멀리 삼척시와 동해시내, 동해바다의 전경이 한눈에 들어온다.

두타산 주변 지도

 

 

error: Content is protected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