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속 오늘

러시아군, 독일군에 대패한 타넨베르크 전투 개전

1차대전이 발발하자 러시아의 차르(황제)는 아직 준비도 갖추지 않은 상태에서 독일의 심장부 공격을 명령한다. 렌넨캄프의 제1군과 삼소노프의 제2군이 선봉에 섰다. 둘은 역전의 노장이었지만 1904년 틀어진 이래 그때까지 증오심과 복수심으로 가득한 라이벌이었다. 렌넨캄프가 먼저 영광을 차지하기 위해 독일로 진격했다. 전투 경험이 없는 농민들로 급조된 군대에다 행군로도 엉망이었지만 워낙에 대병력이라 독일의 굼비넨 마을을 점령할 수 있었다. 독일군이 후퇴하자 렌넨캄프는 추격을 멈췄다. 그의 눈에 독일군은 이미 오합지졸의 군대였다. 그러나 독일군은 퇴각한 게 아니라 전열을 가다듬고 있었다.

뒤늦게 삼소노프의 2군도 독일로 향했다. 보급 철도가 갖춰있지 않아 습지를 걷고 헤쳐가야 하는 최악의 상황이었다. 양군(兩軍)사이에 큰 구멍이 난 사실을 알고 상부로부터 합류 지시가 떨어졌지만 완전히 탈진한 상태였던 2군은 명령을 따를 수 없었고, 렌넨캄프는 합류할 의사가 없었다.

이때 독일군이 다소 무모한 결단을 내렸다. 서부전선의 병력과 렌넨캄프와 대치하고 있던 군대를 최소한만 남겨둔 채 모든 군대를 삼소노프 쪽으로 이동시킨 것이다. 1914년 8월 26일, 삼소노프가 타넨베르크에 도착해 제대로 휴식을 취하지도 못하고 있을 때 독일군의 총공세가 시작됐다. 이날부터 5일 간의 전투는 차라리 학살이었다. 3만 명의 독일군에 포위돼 25만 명의 군사 중 13만 명이 죽거나 다치고 6만 명이 포로가 됐다. 삼소노프는 자살했다. 지도자의 사적인 감정이 전쟁에 얼마나 큰 피해를 끼치는 가를 경고한 대표적인 전투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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