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S-DOS 하나로 세계 PC의 OS(운영체제) 시장을 평정한 마이크로소프트(MS)사는 누구보다 우월한 위치에 있었다. 그러던 중 1983년 1월 경쟁사 애플컴퓨터가 최초의 그래픽 기반 인터페이스 환경을 갖고 있는 ‘리사(Lisa)’를 시장에 내놓았다. 하지만 안정성이 떨어지는 하드웨어와 1만 달러나 되는 높은 가격 때문에 시장으로부터는 호응을 얻지 못했다. MS사도 그해 11월 DOS 기능을 확장한 윈도 환경을 발표했으나 역시 시장의 주목을 끄는 데는 실패했다.
애플은 1984년 1월 MS-DOS 신봉자들을 비웃기라도 하듯 WIMP(Windows, Icons, Mouse, Pointers) 기능을 갖추고 가격까지 낮춘 ‘매킨토시’를 다시 내놓았다. 매킨토시는 당시로서는 최첨단 컴퓨터였지만 DOS를 탑재한 IBM 진영과의 표준 경쟁에서 밀리고 가격도 여전히 높아 결국 세계 PC 시장 대부분을 IBM 호환 기종에 내주어야했다. MS사도 연이어 윈도 시리즈를 발표했다. 윈도1.0(1985년 11월)과 윈도2.0(1987년 12월)에 이어 1990년에 발표된 윈도3.0은 윈도 시대의 화려한 개막을 알리는 팡파레였다.
안정성은 미흡했지만 윈도3.0은 곧 PC 제작사들의 번들로 제공되면서 빠른 속도로 시장을 장악해 나갔다. 그리고 5년이 지난 1995년 윈도는 마침내 ‘세계의 창’이 되고자 하는 오랜 꿈을 실현시킬 수 있었다. ‘윈도95’를 출시한 것이다. 8월 24일, 시간상 지구촌에서 가장 빠르다는 뉴질랜드에서 판매가 시작됐다. 전날 밤부터 몰려든 컴퓨터광들로 상점들이 준비해놓은 하루 예상 판매량은 1시간만에 동이 났고 미국의 컴퓨터 상점은 철야 영업을 했다. 세계 주요도시의 PC 상점마다 문전성시를 이뤘다. 한글판은 11월 28일 시판에 들어갔다. 부정적인 평가가 없지는 않았지만 초보자가 쓰기에 너무 편리했던 ‘윈도95’는 단숨에 세계 PC 시장을 석권해나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