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대한 원조에도 불구하고 남베트남 정부의 부패와 무능으로 전황이 날로 악화되자 존슨 미 대통령은 베트남 전쟁 개입을 서둘렀다. 자칫하면 베트남을 잃었다는 비난을 혼자 뒤집어 쓸지 몰라 초조하기까지 했다. 직접적인 군사개입이 필요했으나 구실이 없었다. 1964년 8월 2일, 미 정부가 중대발표를 했다. 통킹만 공해상에서 미 구축함 매덕스호가 북베트남 초계정 3척으로부터 어뢰 공격을 받았으나 곧 반격에 나서 1척은 침몰시키고 다른 2척은 항공모함에서 발진한 전투기가 격퇴했다는 발표였다. 4일에도 또 공격을 받았으나 북베트남 함정 수 척을 침몰시켰다는 발표가 이어졌다.
하지만 이 발표는 몇 년이 지나 사실이 아닌 것으로 밝혀졌다. 1968년 미 상원 외교위 조사에 의하면 미군은 1964년 2월부터 남베트남군을 이용해 북베트남을 도발하는 비밀작전 ‘34 A’를 수행해 왔고, 매덕스호는 북베트남 영해 내에서 스파이 활동을 한 군함이라는 것이다. 더구나 1971년 미 국방부 연구보고서 ‘펜타곤 페이지’에 따르면 미 함선이 먼저 공격한 것으로 드러나 4일의 발표는 허구이기까지 했다. 미 함선이 실제로 공격받았는지도 의심을 샀다.
어쨌거나 존슨은 통킹만 사건 후 즉각적인 보복을 명령했다. 5일에는 미군 폭격기들이 북베트남 초계정 기지 4곳과 유류저장시설들을 폭격하고, 7일에는 미 정부가 동남아에서의 자유로운 군사행동을 보장한 ‘통킹만 결의안’을 상·하양원에 상정, 의회로부터 거의 만장일치의 승인을 끌어냈다. 이로써 존슨은 전쟁을 확대할 수 있는 백지위임장을 손에 넣어 바야흐로 선전포고없는 전쟁이 시작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