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58년 ‘세계최초의 원자력 잠수함’이라는 영예를 안고 4년 전 진수된 미 잠수함 ‘노틸러스호’가 또 다시 세계인의 관심을 끌었다. 8월 3일 오후11시15분, 세계최초로 북극점 수면 아래를 통과하는 데 성공했기 때문이다. 앤더슨 중령을 함장으로 한 노틸러스호의 역사적 탐험은 7월 23일 진주만에서 시작됐다. 베링해협을 거쳐 북극으로 건너간 노틸러스호는 알래스카 앞바다에서 잠수해 북극점을 지나 8월 5일 그린랜드해에서 부상할 때까지 1830해리(3390㎞)를 평균시속 19.05노트로 96시간 동안 잠수하는데 성공했다. 원자력 잠수함이 아니고서는 도저히 해낼 수 없는 일이었다.
노틸러스는 예로부터 잠수함과 인연이 깊다. 1800년 미국의 공학자 로버트 풀턴이 나폴레옹의 보조금을 받아 프랑스에서 건조한 잠수정이 최초의 노틸러스호이고, 1886년 영국에서 건조한 축전지를 이용한 전동 잠수함은 두 번째 노틸러스호였다. 이 잠수함은 수중에서는 축전지로 수면에서는 내연기관으로 동력을 공급하는 잠수함의 효시였다.
20세기 들어 잠수함은 괄목할 만한 발전을 거듭했으나 수시로 부상해야 하는 불편함은 여전했다. 이 약점을 해결한 것이 원자력 잠수함이다. 길이 97m, 배수량 3500t의 노틸러스호는 원자로에서 만들어진 증기로 터빈을 돌려 동력을 공급받아 움직였고, 잠수상태에서도 20노트 이상의 속력으로 항해했다. 미국의 GE사가 건조해 1954년 1월 21일 진수되고 1955년 1월 17일 시운전에 성공했다. ‘노틸러스’라는 이름은 1870년 프랑스 소설가 쥘 베른의 공상과학소설 ‘해저 2만 마일’에서 괴물체의 이름으로 등장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