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속 오늘

프랑스 소설가 앙투안 드 생텍쥐페리 실종

프랑스인이 ‘20세기 최고의 작가’로 자랑하는 앙투안 드 생텍쥐페리의 삶에서 비행기를 떼놓고는 온전한 이해가 불가하다. 첫 인연은 군복무 때 조종사 면허를 따면서 맺어졌다. 첫 작품 ‘남방우편’(1929)과 대표작 ‘야간비행’(1931)은 제대 후의 민간 항공조종사 경험을 살린 소설이다. ‘남방우편’에서는 주인공인 조종사가 사막에서 죽고, ‘야간비행’에서는 마치 그의 앞날을 예감이라도 하듯 폭풍과 구름 밖에 있는 별과 달의 세계에서 조종사와 지상과의 교신이 두절된다.

생텍쥐페리는 2차대전이 발발하자 프랑스 항공부대에 복귀했다. 그러나 이듬해 프랑스가 독일에 함락되자 미국으로 탈출(1940년), 그곳에서 ‘전투 조종사’와 출세작 ‘어린 왕자’를 출간했다. 1943년에는 43세의 늦은 나이로 재입대해 자유 프랑스군 조종사로 북아프리카 전선에 투입됐다.

1944년 7월 31일 오전8시30분, 생텍쥐페리가 그의 고향 리옹 부근에 주둔해 있던 독일군의 이동을 추적하기 위해 정찰기 록히드 라이트닝 P38기를 타고 코르시카섬 미 공군기지를 이륙했다. 채워진 연료로는 6시간만 비행할 수 있었다. 결국 오후 2시반이 되도록 돌아오지 않음으로써 실종으로 처리됐으나 오랫동안 잔해가 발견되지 않아 실종을 둘러싼 소문만 무성했었다. 잔해는 2004년 3월 프랑스 수중탐사팀에 의해 마르세유 근해에서 발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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