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속 오늘

아돌프 히틀러 자서전 ‘나의 투쟁’ 출간

1923년 11월 8일 오후8시, 히틀러가 나치 돌격대원 300명을 이끌고 뮌헨 교외의 한 맥주홀에 난입, 천장을 향해 총을 쏘고는 큰 소리로 “혁명은 시작됐다”며 맥주홀을 아수라장으로 만들었다. 맥주홀에서는 바이에른주 통감 카를이 군중을 상대로 연설 중이었다. 히틀러에게 바이에른 분리주의자 카를은 국민통합을 저해하는 암적인 존재였다. 따라서 카를은 제거돼야 했고 주 정부는 전복돼야 했다. 그러나 감시소홀을 틈타 도주한 카를이 이틀 뒤 히틀러를 체포하면서 히틀러의 계획은 무위에 그쳤다.

재판에 회부된 히틀러에게 수감 기간은 오히려 선전·선동을 강화하고 입지를 확대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였다. 반역죄로 5년 금고형을 선고받고 란츠베르크 교도소에 수감돼 있을 때도 자신의 궤변을 정리하는 호기로 삼았다. 그는 감옥에서 반(反) 유대인과 반(反) 마르크스주의의 논리를 가다듬었다. 히틀러에게 아리안족은 천재 민족이었고 유대인은 기생동물이었다. 1924년 12월에 출소했을 때 이미 국민적 영웅으로 떠오른 히틀러는 자신의 생각을 비서 루돌프 헤스에게 받아적게 했다. 그리고 1925년 7월 18일, 자서전 ‘나의 투쟁(Mein Kampf)’ 제1권을 출간했다. 원래 제목은 ‘허위, 우열, 비겁에 대한 4년간의 투쟁’이었으나 강렬한 인상을 주자는 출판사 사장의 권유로 제목을 바꿨다. 연말까지 팔린 책은 1만 여권에 불과했지만 히틀러가 권력을 장악하고 ‘나의 투쟁’을 나치의 바이블로 삼은 뒤부터는 거의 2000만 부나 팔려나갔다. “대중은 작은 거짓말 보다는 큰 거짓말에 더 쉽게 속는 법이다”. 그가 ‘나의 투쟁’에서 강조했던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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