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42년 6월, 4척의 항공모함과 300척의 군함, 1000여 기의 항공기가 동원된 일본군의 총공세가 시작됐다. 일본 본토에 대한 공격을 저지하고 전쟁을 조기에 마무리할 생각이었다. 목표는 하와이 북서쪽 1600㎞ 지점에 위치한 미드웨이섬이었다. 일본군 연합함대 총사령관은 야마모토 이소로쿠(山本五十六)가 맡았다.
6월 5일 이른 아침, 항공모함에서 발진한 일본 전투기가 미군 비행장을 폭격했다. 그러나 비행장은 비어있었다. 이미 일본군의 암호망이 뚫렸기 때문이다. 전투기들이 다음 공격을 위해 항모에서 발진을 준비하고 있던 10시 20분쯤, 미 항모 엔터프라이즈호와 요크타운호에서 발진해 구름 속에 숨어있던 미 전투기 편대가 갑자기 급강하하며 일본 항모에 폭탄을 투하했다. 갑판에 줄지어있던 전투기들은 속수무책으로 파괴됐고 아직 치우지 못한 탄약과 연료는 연쇄폭발을 일으켰다. 연전연승을 자랑하던 항모 아카기(赤城)·가가(加賀)·소류(蒼龍)호였지만 순식간에 불길에 휩싸여 3척 모두가 대파되거나 두동강났다. 불과 6분 만이었다.
미 항모에 치명적인 피해를 주며 버티던 마지막 1척 히류(飛龍)도 곧 태평양 바다 속으로 가라앉았다. 이 해전에서 일본군은 항모 4척, 순양함 1척, 항공기 332기가 파괴되고 3500여 명의 베테랑 군인들을 잃었지만 미군의 피해는 항모 1척, 구축함 1척, 항공기 147대와 307명의 군인 뿐이었다. 일본 해군으로써는 350년 만에 당한 결정적인 패배. 이로써 태평양 전쟁의 향방도 미국으로 돌아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