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콘스탄티누스 대제
역사상 콘스탄티누스(274~337)만큼 ‘대제(大帝)’라는 호칭이 완벽하게 어울리는 지배자가 또 있을까. 재임 중 그가 한 일은 문명세계의 미래를 바꿀 중대한 결정들의 연속이었다. 밀라노 칙령(313년)을 선포해 그리스도교를 로마제국의 공식 종교로 공인하고, 로마제국의 수도를 비잔티움으로 옮겨 비잔틴제국을 건설(330년)한 것 말고도 그는 일요일을 법(321년)으로 정했으며 종교 논쟁을 종식시키기 위해 니케아공의회(325년)를 열었다. 이 때문에 그는 예수, 석가모니, 마호메트를 제외하고 역사상 가장 큰 영향력을 미친 인물로 평가받고 있다.
그러나 로마인들은 황제가 오리엔트의 군주처럼 변해가는 것이 못마땅했다. 그들은 황제가 전통적인 그들의 신을 팽개치고 로마 사회의 하층민이나 선동하는 경멸스러운 그리스도교 신앙을 채택한 것에 거부감을 느꼈다. 황제 역시 몸은 로마에 있었으나 마음은 언제나 동방에 있었다. 로마의 공화정과 이교도 전통이 그의 새로운 그리스도교 제국과 어울리지 못하는 데다 지적·문화적으로도 로마가 헬레니즘 세계의 새롭고 진보적인 사고에서 멀어져 보였기 때문이다. 경제적으로도 로마는 침체하고 있었고 전략적으로도 불리했다.
그가 주목한 것은 1000년의 역사를 지닌 비잔티움이었다. 그는 그곳에 나중에 성 소피아성당의 일부가 될 이레네 성당과 원형경기장을 짓고 도로를 건설했으며 신도시의 꿈을 키웠다. 규모는 크지 않았지만 점차 신도시는 세련되고 고급스러운 분위기로 탈바꿈해나갔다. 즉위 25년이 되는 330년 5월 11일, 6년간의 공사 끝에 천도식이 신도시에서 열렸다. 도시는 그의 이름을 따 ‘콘스탄티노플’로 불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