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속 오늘

42년간 세계 최고 높이 자랑한 엠파이어 스테이트 빌딩 완공

1931년 4월 30일, 뉴욕 맨해튼 34번가에 102층·381m 높이의 엠파이어 스테이트(이하 엠파이어) 빌딩이 준공되었다. 이로써 엠파이어는 1년 전 지어진 319m의 크라이슬러 빌딩을 제치고 세계 최고(最高) 빌딩 자리에 올라 1973년 뉴욕에 세계무역센터 빌딩이 세워질 때까지 40여 년간 세계 최고 마천루(摩天樓·Skyscraper)의 영예를 이어갔다.

하늘을 찌를 듯 높은 건물을 의미하는 ‘마천루’의 시대가 처음 열린 곳은 시카고였다. 1871년에 발생한 시카고 대화재가 계기였다. 그러나 꽃을 피운 곳은 땅이 좁은 뉴욕이었다. 1913년 완성된 240m 높이의 울워스 빌딩은 뉴욕 마천루의 선구적인 건축으로 “고딕양식과 근대적인 건축기술의 결합”이라는 호평을 받았다. 1930년 완공된 크라이슬러 빌딩은 설계 때부터 세계 최고를 지향했다. 공사 도중 다른 곳에서 더 높은 건물을 설계하고 있다는 정보를 입수하고 설계를 변경해 첨탑을 올릴 정도였다.

엠파이어 역시 당초에는 크라이슬러 빌딩보다 1.2m 더 높은 86층·320m로 설계했으나 크라이슬러 빌딩에 최고 지위를 빼앗길 것을 우려해 61m에 달하는 비행기 계류탑을 올려 추격을 원천봉쇄했다. 준공식은 후버 대통령이 워싱턴 백악관에서 전원스위치를 눌러 빌딩 전체에 불이 들어오면서 최고조에 달했다. 라디오는 그 순간을 미 전역에 생중계했다. 대공황의 실업을 타개하기 위해 하루 3000여 명을 동원, 14개월이라는 짧은 시간에 급조했지만 전문가들은 이 빌딩을 20세기의 대표적인 빌딩 가운데 하나로 선정하는데 주저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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