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속 오늘

영국 낭만기의 천재시인 존 키츠 사망

존 키츠는 불우한 환경에서 태어나 짧은 생을 살다가 눈을 감은 영국 낭만기의 천재시인이었다. 동시대를 함께 호흡했던 바이런과 셸리가 귀족가문에서 태어난 반면 키츠는 평민출신이었고 두 사람이 옥스퍼드대 등 명문대학 출신인 것과 달리 대학문턱에도 가보지 못한 독학도였다. 가난한 마차 대여업자의 아들로 태어나 소년시절에 부모를 여의었고 키도 영국의 보통남자들보다 훨씬 작은 157㎝에 불과했다.

그러나 키츠는 시인의 꿈을 꾸며 독서와 시작(詩作)에 전념하면서도 의사시험에 합격, 주위사람들을 놀라게 할 만큼 재능많은 청년이었다. 22세 때 처녀시집 ‘시집(詩集)’을 출판하고, 당시에는 혹평을 받았지만 사후에 높은 평가를 받은 장시 ‘엔디미온’을 이듬해에 발표했다. 18세에 만난 패니 브론과 약혼한 것도 그 무렵이었다. 갑자기 폐결핵이 엄습했으나 고통을 감내하며 삶의 순간들을 사랑의 선율로 바꿔 노래불렀다. 영국문학사에 길이 남을 주옥 같은 송시(頌詩)들을 잇따라 발표했으며 24세 때인 1819년에도 놀라울 만큼 많은 시를 쏟아냈다.

이처럼 병고에 시달리면서도 키츠는 사랑의 기쁨과 괴로움을 시로 쏟아냈으나 각혈이 심해지고 건강이 악화되자 1820년 11월 요양차 이탈리아 로마로 떠났다. 그러나 몇 달 간에 걸친 투병생활에도 아무런 효과를 보지못한 채 1821년 2월 23일 스페인광장이 내려다보이는 로마의 한 집에서 숨을 거뒀다. 손에는 약혼녀가 선물로 준 흰색 조약돌이 쥐어져 있었고 묘비에는 그가 유언으로 남긴 ‘여기 물 위에 이름을 새긴 사람이 있노라’라고 씌어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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