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땅 구석구석

[보은 구병산] 9개 암봉들이 솟구쳐 올라 병풍처럼 펼쳐있는 산세… 그 속으로 들어가야 산행 묘미 제대로 느낄 수 있어

↑ 그녀가 정상에서 적암리를 내려다보고 있다. 청주~상주 간 고속도로가 초록의 논밭 사이를 질주하고 있다. 고사목 바로 뒤 계곡이 숨은골이다.

 

by 김지지

 

☞ 내맘대로 평점(★5개 만점). 등산요소 ★★★ 관광요소 ★★★

☞ 코스와 거리 : 총 8.5㎞

    적암리 ~ 신선대 ~ 853봉 ~ 구병산 정상 ~ 적암리(원점회귀)

☞ 산행 시간(휴식 포함) : 4~6시간

 

2021년 8월 22일, 산행지는 충북 보은의 구병산이다. 보은은 어머니 고향이어서 나름 각별한데도 보은에 속한 산 중 속리산 말고는 구병산이 처음이다. 이번 산행의 동행자 역시 산행 대기자 명단에 상시 올라 있는 아내다.

 

■구병산은

 

▲개요

구병산(876m)은 속리산 줄기가 남으로 뻗어내려가다가 서쪽으로 방향을 틀어 솟구쳐 오른 충북의 명산이다. 서쪽과 북쪽 지역 일부만 속리산국립공원에 속해있을 뿐 대부분은 국립공원에서 살짝 비껴 있다. 정상은 북쪽의 구병리·삼가리 협곡을 사이에 두고 속리산 천왕봉과 멀리 마주보고 있다. 그렇다고 산세를 모르는 사람들 눈에까지 천왕봉이 보이지는 않는다. 행정구역상으로는 보은군의 3개 면 경계에 있다. 구병산(九屛山) 한자 이름에서 알 수 있듯 9개의 높고 낮은 암봉들이 병풍처럼 펼쳐있는 산세다.

압권은 신선대~구병산 능선이다. 길게 펼쳐진 기암 연봉들이 전남 해남의 달마산을 떠오르게 한다. 다만 산속으로 들어가면 암봉들을 오르내려야 하므로 거친 호흡이 필요하다. 산림청과 블랙야크가 정한 100대 명산이다.

구병산 정상에서 바라본  봉우리들. 왼쪽 큰 봉우리가 백운대, 그 오른쪽으로 853봉-824봉-신선대 능선이다.

 

▲주요 등산로는 세 곳

주요 들머리는 세 곳이다. 정상을 기준으로 남쪽 적암리, 서쪽 서원리, 북쪽 구병리다. 서쪽 서원리에서는 일명 ‘충북 알프스’의 시작 코스인 구병산 서쪽 능선(535m봉~605m봉~685m봉~753m봉~백지미재~쌀개봉)을 연이어 지나 정상을 밟는다. 정상까지 거리는 8.5㎞이므로 등산화 끈을 단단히 매야 한다.

남쪽 적암리 코스는 3개다. 구병산을 바라보면 왼쪽부터 숨은골, 절터골, 신선대 코스다. 이중 등산객들이 주로 이용하는 코스는 적암리에서 출발해 동쪽 능선의 신선대와 정상을 거쳐 서쪽의 숨은골로 내려오거나 역순으로 진행한다. 신선대 코스는 완만한 반면 숨은골 코스는 가파르다. 신선대~정상 능선은 853m봉과 824m봉 등 몇 개봉을 오르내려야 하는 암릉이어서 생각보다 쉽지는 않다. 8~9㎞ 거리에 4~6시간 정도 걸린다.

북쪽 구병리 코스는 두 곳이다. 정상까지 거리는 둘 다 1.3㎞에 불과해 구병산 코스 중 최단이다. 다만 1코스로 올라가다가 중간 갈림길에서 오른쪽 동굴풍혈을 보기 위해 그곳으로 가려면 왕복 1시간이 필요하다. 동굴풍혈에서 구병산 정상 오른쪽 쌀개봉으로 직접 오르는 산길이 있으나 안내푯말이 없다. 왼쪽의 2코스로 올라가면 구병산·백운대 동쪽의 안부(鞍部-산의 능선이 말안장 모양으로 움푹 들어간 부분)로 이어진다.

적암리에서 출발하는 구병산 산행지도

 

▲구병리는 십승지(十勝地) 중 한 곳인가

구병리 주민들은 구병리가 정감록에서 말하는 십승지(十勝地) 중 한 곳이라고 생각한다. 십승지는 전쟁이나 천재가 일어나도 안심하고 살 수 있다는 열 군데의 땅을 말한다. 근거는 조선시대 이래 민간에 널리 유포되어온 예언서 ‘정감록’이다. 십승지에 관한 기록은 각각 ‘정감록’으로 알려진 문헌 중 감결, 징비록, 유산록, 운기귀책, 삼한산림비기, 남사고비결, 도선비결, 토정가장결 등에 나타난다. 대체적으로 공통된 장소는 영월의 정동(正東)쪽 상류, 풍기의 금계촌, 합천 가야산의 만수동 동북쪽, 부안 호암 아래, 보은 속리산 아래의 증항(甑項) 근처, 남원 운봉 지리산 아래의 동점촌, 안동의 화곡(현 봉화읍), 단양의 영춘, 무주의 무풍 북동쪽 등이다.

속리산 부근 십승지에 대해서는 ‘속리산 아래 증항(甑項)에 멍에목(駕項)을 말하며, 지형이 소의 자궁과 같아 우복동(牛腹洞)으로도 일컬어지는 길지 중 길지요 명당 중 명당’이라는 기록이 있다. 문제는 증항(甑項)의 정확한 위치가 학계에서도 합의되지 않고 있다는 것이다. 학계에서는 오늘날 경북 상주시 화북면의 용유리·장암리·상오리 일대가 증항이라고 추정한다. 속리산, 청화산, 도장산의 삼각형 꼭짓점으로 둘러싸인 분지다. 충북 보은군 속리산면 구병리도 그 하나로 추정한다. 그래서 경북 상주시와 충북 보은군이 서로 십승지 중 한 곳임을 주장하는 것이다.

구병리 모습 (출처 보은군청)

 

■우리 산행은

 

▲구병산 관광지

우리 산행의 들머리는 적암리다. 내비게이션으로 ‘구병산 관광지’를 검색하면 주차장으로 안내한다. 주차장 주변은, 보은군이 구병산 남쪽 지역을 관광지로 개발하기 위해 이런저런 건물을 짓고 새 도로를 깔아 비교적 깔끔하다. 바로 옆 당진~영덕고속도로(청주~상주)에도 구병산 톨게이트가 있어 접근성도 좋다. 그러나 방문자가 적어서 그런지 건물들은 비어었고 주차장은 한산하다. 제 구실을 하는 것이라곤 화장실 뿐인데 그나마 관리를 하지 않아 내부는 썰렁하고 세면대 수로는 막혀 있다. 언젠가 이용객 증가로 활성화되면 좋으련만 지금으로서는 기약이 없어 보인다. 왜 그럴까.

내가 볼 때는 산행 편의 시설이나 안내판이 부족하기 때문이 아닌가 싶다. 한 예로, 전국 어느 산에 가도 등산로 초입에 설치하거나 비치한 안내지도나 종이지도가 없다. 초입에 등산 안내도가 있어야 사전 지식 없는 상태에서 구병산을 찾아온 등산객들이 초입에서 등산 코스 전반을 이해하고 자신이 오를 코스를 정하는데 그 흔한 안내판이 없다는 것은 문제가 있다. 물론 산행 중에도 지도 안내판은 없다. 산길의 위험 구간에 데크 계단 등 안전시설을 설치않은 것도 한 이유일 것이다. 제대로 된 구병산 등반 지도는 초입(25번 국도)의 구병산식당 옆에 설치해 놓은 대형 입간판 뿐이다. 어차피 만든 지도이니 보은군청 홈페이지에 올려놓으면 좋으련만 이곳 공무원들은 그런 생각조차 하지 않고 있다.

적암리 들머리에서 바라본 구병산 모습

 

▲적암리 초입에서 신선대까지

주차장 옆 개울 건너에 <구병산 등산로> 안내판이 있다. 구병산이 처음인 나로서는 그곳이 내가 가려는 신선대 방향인지 확신할 수 없다. 안내판 아래에 작은 글씨로 <구병산(쌀난바위)> 방향 표시가 반대쪽을 가리키고 있다. 현장에 안내지도가 없으니 쌀난바위 위치도 도무지 가늠할 수 없다. 친절한 안내판이 되려면 <구병산 등산로>는 <구병산 신선대·절터골>로, <구병산(쌀난바위)>는 <구병산 숨은골>로 바꿔야 한다.

오늘 우리 코스는 오른쪽 신선대로 올라가 853m봉을 거쳐 구병산 정상으로 올라갔다가 다시 안부로 내려와 숨은골로 하산하는 것이다. 초입 길에는 평소 등산객이 찾지 않는다는 것을 증명이라도 하듯 잡풀이 무성하다. 10여분 뒤에는 팔각정과 작은 돌탑들을 쌓아놓은 너덜지대를 지난다. 좀더 오르면 신선대(오른쪽)와 절터골(왼쪽) 갈림길이다. 안내판에 구병산 → 4.6㎞, 853봉 → 3.3㎞, 신선대 → 1.3㎞로 표시되어 있다. 수 분 후 또다시 갈림길인데 이곳에는 안내판이 없어 신선대가 어느쪽인지 알 수 없다. 방향을 알려주는 리본이 양쪽 길 모두 걸려있어 더욱 헷갈린다.

할 수 없이 리본이 더 많은 왼쪽 능선으로 방향을 잡았다. 결과적으로 잘 한 판단이지만 한동안은 그 길이 맞는지 약간 불안했다. 산행 후 블로그를 찾아보니 오른쪽 계곡길로 가도 신선대가 나오지만 왼쪽 능선길 보다는 거리가 멀고 경사가 심하고 험하다고 한다. 능선길은 적당한 경사에 자갈길과 흙길 그리고 그늘진 숲길이어서 크게 힘들지 않다.

신선대 방향 오름길

 

신선대 방향 중턱 즈음 만난, 온몸을 감싸도는 바람이 황홀하다. 무더위를 식혀주는 여름 바람과 쌀쌀한 가을 바람과는 결이 다르다. 1년 중 이맘때 산속으로 불어오는 바람은 뜨거웠던 여름과의 작별 바람이요 명품 바람이다. 아내는 머리부터 발끝까지 온몸 전체가 소독될 것 같은 기분이라며 바람을 반겨 맞는다. 문득 이 바람이 사진으로 찍한다면 어떤 모습일까 궁금해졌다. 마침 등산객이 없어 웃통을 훌렁 벗은 채 한동안 바람과 사랑을 나누며 해방감을 만끽했다. 그나저나 정말 등산객이 없다. 일요일이고 100대 명산인데도 산에서 만난 사람이 10명이 채 안된다.

계속 경사길을 타고 오르면 지능선이다. 더 오르면 신선봉(왼쪽)과 형제봉(오른쪽)으로 갈라지는 주능선이다. 초입에서 2시간이나 걸렸다. 많이 쉰 것도 아닌데 이렇게 시간이 걸렸다는 것은 속도가 늦었다는 것이다. 주능선에 다다르면 언제나 반갑다. 급경사길이 막바지에 이르렀다는 뿌듯함 때문이다.

 

▲신선대에서 824봉까지

신선대는 충북알프스 구간의 한 지점이다. 충북알프스는 충북 보은군이 정한 총거리 43.9㎞의 등산로다. 구병산 능선과 천왕봉, 비로봉, 문장대 등 속리산의 주요 봉우리들을 모두 포괄한다. 능선의 평균고도는 800m대로 그리 높지는 않다. 지리산이나 설악산 처럼 산장 같은 숙박시설이 없고 물이 귀해 야영이 쉽지 않다. 이 때문에 보통은 3개 구간으로 적당히 나누어 산행한다.

충북알프스 능선. 위는 속리산 능선이고 아래는 구병산 능선이다.

 

신선대~형제봉 갈림길에서 신선대(785m)는 왼쪽으로 100m 정도 지난 곳에 있다. 로프를 잡고 바위에 오르면 신선대 정상이다. 정상에 서니 북쪽 저 멀리 속리산의 연봉들이 아스라이 펼쳐있다. 그곳에 속리산 천왕봉 능선, 백두대간 일부, 충북알프스 구간이 마루금을 이루고 있다지만 지형을 알지 못하니 내 눈엔 보이지 않는다. 남쪽으로는 적암리 마을 모습이 내려다 보이고 그 앞으로 당진~영덕고속도로(청주~상주)가 초록의  논밭 사이에 반듯하게 뻗어있다.

신선대에서 바라본 북동쪽 조망

 

신선대에서 가장 반가운 곳은 구병산 정상으로 뻗어있는 능선이다. 거리는 2.7㎞이지만 Up-Down이 심해 체감이 만만치 않다. 정상으로 가려면 824봉과 853봉을 지나야 한다. 구병산 관련 지도를 보면 신선대~정상 사이에 824봉, 853봉, 815봉, 백운대 등 봉우리들이 많다. 그러나 구병산 현지 안내판에서 이름을 알려주는 봉우리는 853봉 뿐이다. 이런 이유로 산행지에서 봉우리들을 구별할 수 없어 답답하다.

결국 824봉이라는 사실을 모른 채 위험하다는 경고판만 보고 824봉의 북사면 우회길로 이동했다. 산행을 다녀와 관련 블로그를 찾아보니 실상은 그렇게 위험한 곳이 아니었다. 그곳서 바라보는 주변 경관이 장관인데도 그것을 못본 게 많이 아쉬웠다.

 

▲824봉에서 853봉까지

824봉에서 853봉으로 가기 위해 안부로 내려간다. 남쪽 절터까지 거리가 1.2㎞라는 표시가 있다. 절터에서 적암리(들머리)까지도 1.2㎞이니 그곳에서 적암리로 하산하면 총 2.4㎞다. 안부에서 853봉까지는 0.7㎞, 구병산 정상까지는 2.0㎞다.

853봉 능선은 신선대~구병산 코스 중 가장 아찔하고 스릴있는 난코스다. 853봉 동쪽 아래에 위험하다는 경고판이 있어 853봉 능선길을 포기하고 북사면 우회길로 진행하는데 갑자기 853봉의 칼바위 능선이 궁금해 무작정 능선의 한 지점으로 올라갔다. 그곳에서 853봉 꼭대기까지 이어진 바위 능선을 바라봤는데 역시 칼바위 능선이었다. 사실 칼바위 능선은 오름길도 위험하지만 내리막길이 더 위험하다. 나는 고소공포증에 아내까지 있어 욕심을 낼 수 없었다. 결국 칼바위 능선 왼쪽 저멀리 구병산 정상과 백운대가 적암리 방향으로 길게 뻗어내려가는 산세만 확인하고 다시 우회길로 내려왔다. 그런데 우회로 역시 간단치 않다.

북사면 우회로로 가는데 853봉 서쪽 아래에 100m만 올라가면 853봉이 있다는 안내판이 서 있다. 반가운 마음에 올라갔다. 853봉 동쪽 칼바위 능선에서 올려다본 봉우리와는 다른 모습이다. 그렇더라도 853봉 안내판이 있으니 반가울 뿐이다. 그곳에서 멀리 구병산 정상과 백운대가 보인다. 뒤돌아보면 824봉과 신선대 방향 능선이 길게 꼬리 내리고 있는 것을 알 수 있다.

853m봉에서 바라본 구병산 정상(가운데 왼쪽)과 백운대(오른쪽)

 

▲853봉에서 구병산 정상까지

853봉에서 기념촬영 후 정상 아래 왼쪽길로 내려가는데 급경사에 10여m의 벼랑길이다. 로프가 길게 이어져 있고 발디딤 철판이 계단처럼 박혀 있는데 마지막 지점 발을 내릴 곳이 마땅치 않아 아내에게는 무리라는 생각이 들었다. 다시 정상으로 올라가 원래 길로 되돌아 내려갔다. 이 정도의 경사라면 다른 지자체에서는 당연히 데크계단을 설치했을 것이다. 그러나 아쉽게도 보은군은 데크계단을 설치할 자금이 없어 보인다.

853봉(왼쪽)과 그곳에서 내려가는 급경사길

 

853봉에서 100여m 급경사길을 내려가니 또다시 절터로 연결된 갈림길이다. 그곳에서 절터까지 2.0㎞, 구병산까지 0.8㎞, 853봉까지 0.14㎞다. 이후 815봉 등 암봉을 두 세 차례 오르고 내려야 비로소 정상 바로 앞 봉우리인 백운대다. 그곳에서 바라보는 815봉, 853봉, 824봉이 우람하다. 815봉을 지나면 곧 구병리(제2코스)로 하산하는 갈림길이 나온다.

백운대에서 내려가면 구병산 정상 100미터 아래에 안부가 나오는데 그곳에서 숨은골로 하산한다. 하지만 우리는 정상에 오르지 않았으니 정상에 올라갔다가 내려와 하산한다. 구병산 정상에 오르니 주변 산들이 한 눈에 조망된다. 남쪽으로는 적암리 마을과 위성지국 그리고 당진~영덕고속도로(청주~상주)와 속리산휴게소가 내려다 보인다. 정상석 바로 아래에 매끈하게 생긴 고사목이 사시사철 정상석과 함께 그 자리를 지키고 있다. 위성지국은 태평양과 인도양 상공 인공위성에 4개의 안테나로 전파를 발사하고 수신하는 국내 최대 위성지국이다. 북쪽으로는 삼가저수지와 속리산이 보이고 서쪽으로는 쌀개봉을 지나  서원리 들머리까지 이어지는 능선이 길게 뻗어있다.

구병산에서 바라본 서쪽의 쌀개봉(우측)과 서원리 방향 능선

 

구병산 정상

 

▲구병산 정상에서 하산

하산은 방금 전 올라왔던 구병산 정상 100m 아래 안부에서 시작한다. 그런데 그곳 안내판이 <위성지국 → 2.6㎞>로 표시되어 있다. 숨은골 또는 적암리라고 하면 이해가 쉬울 것을 등로에서 한 번도 보지 못한 위성지국이라고 표시하니 혼란스럽고 당황스럽다. 하산길은 급경사 내리막길이다. 한동안 가파른길을 지즈재그로 내려가고 뒤이어 자갈과 잔돌, 너덜의 연속이다. 계곡길이어서 조망은 없다. 다행이라면 계곡길이 온통 녹색의 그늘길이라는 것이다. 전날 비가 내린 탓에 길이 미끄럽다. 조심조심 내려가는 수밖에 없다.

그렇게 40분 정도를 내려가면 U자형 협곡에 10m 정도 높이의 철계단이 놓여 있다. 바로 옆은 실폭포다. 철계단을 내려가면 우측에 바위굴이 나오는데 그 안에 쌀난바위가 있다. 초입에 쌀난바위로 표시했으니 이곳에도 안내판이 있어야 하는데 그런 게 없다. 쌀난바위는 굴 입구 폭이 2m가량 되는 석굴 안쪽 벽면에 폭이 30cm 되는 반달형 작은 바위구멍이다. 과거 수도승 한 명이 지팡이로 쌀난바위 구멍을 한 번 두드리니 한 사람이 한 끼를 먹을 수 있는 쌀이 나왔다고 한다. 그래서 쌀난바위다. 이후에도 너덜길이 계속된다.

지그재그 하산길(왼쪽)과 철계단

 

철계단에서 1시간 정도 지루하게 내려가니 경사길이 끝나는 목조 다리다. 사실상 종착점인 그곳을 지나 평지로 내려오니 정상까지 1.8㎞ 안내문이 서 있다. 그곳에서 원점회귀 장소(적암리 들머리)까지는 0.84㎞다. 하산 거리가 길지 않은데도 우리는 2시간이나 걸렸다. 넘어지면 큰일난다며 아내가 조심 조심 걷느라 늦어졌다. 그런데 숨은길에도 위치를 알려주는 안내판 하나 없다. 오늘 산행에 8시간이 걸렸다. 다른 등산객에 비해 확실히 오래 걸렸으나 쉬엄쉬엄 자연을 감상하며 무사히 내려왔으니 아쉬울 게 없다.

구병산의 꽃들. 왼쪽 위부터 시계방향으로 무릇, 참취, 미역취, 며느리밥풀꽃

 

error: Content is protected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