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땅 구석구석

[괴산 칠보산] 소나무와 공생하는 암릉 조망 뛰어난 명산… 흙길과 숲길에 계곡 따라 걷는 오솔길이어서 휘파람 절로 나와

↑ 칠보산 정상에서 바라본 동쪽의 산그리메. 앞으로는 막장봉과 장성봉이 보이고 그 뒤 멀리 바위산이 희양산이다.

 

by 김지지

 

☞ 내맘대로 평점(★5개 만점). 등산요소 ★★★ 관광요소 ★★★

☞ 코스와 거리 : 총 8㎞

떡바위 → 청석재 → 칠보산 정상 → 활목재 → 쌍곡폭포 → 쌍곡휴게소 → 떡바위(원점회귀)

☞ 산행 시간(휴식 포함) : 5~6시간

 

2021년 올해와 작년 충북 지역의 명산에 꽃혔다. 그래서 다녀온 곳이 제천의 구담봉과 옥순봉(2차례), 제비봉, 금수산 그리고 단양의 도락산과 소백산이다. 괴산에서는 산막이옛길과 갈론계곡, 그리고 산막이옛길의 뒷산인 등잔봉과 천장봉을 다녀왔다. 최근에 다녀온 곳은 2021년 6월 19일 아내와 함께 오른 충북 괴산의 칠보산이다. 블랙야크·월간산이 지정한 100대 명산 답게 조망이 뛰어나고 계곡이 깔끔하다.

칠보산 산세. 주변에 덕가산 군사잔 막장봉 장성봉 등이 있다.

 

■칠보산은

 

우리 세대에게 칠보산 하면 먼저 떠오르는 곳이 함경남도 명천군 상고면에 위치한 북한의 칠보산(894m)이다. 교과서에서 배워 익숙하기 때문이다. 남한에도 세 곳이 있으나 충북 괴산의 칠보산(779m)을 제외하면 낯설다. 두 곳은 경북 영덕군과 울진군 사이의 칠보산(810m), 경기도 수원시 서쪽의 칠보산(239m), 전북 정읍시의 칠보산(469m)이다. 칠보산이 많은 것은 산세가 빼어난 산을 불교의 이런저런 경전에 나오는 7가지 보석에 비유했기 때문이라는 설명이 많다. 괴산 칠보산의 경우, 정상부가 보석같이 아름다운 일곱 봉우리로 이루어져 있기 때문이라는데, 실상은 구봉능선의 아홉 봉우리와 합치면 봉우리가 열대여섯개나 되는 셈이다.

괴산 칠보산은 속리산국립공원의 일부다. 주능선에서 사방에 펼쳐진 아득한 산군(山群)을 바라보는 조망이 압권이다. 충북의 명산에서 심심치 않게 볼 수 있는 아기자기한 암릉과 젊고 싱싱한 초록의 소나무들도 이곳 능선에는 즐비하다. 여기에 맑고 깨끗한 계곡이 어우러져 여름산행지로 인기가 높다.

칠보산 산행은 전형적인 원점회귀 코스다. 떡바위 → 정상 → 쌍곡휴게소 순서로 산행하거나 역순으로 진행한다. 두 코스 중 다수가 선호하는 코스는 떡바위 → 정상 → 쌍곡휴게소 코스다. 즉 쌍곡구곡 중 떡바위(3곡)에서 시작해 능선을 타고 정상에 올라갔다가 쌍곡폭포(7곡)를 지나 쌍곡휴게소로 내려오는 것이다. 마지막 구간도 쌍곡휴게소에서 떡바위까지는 아스팔트 도로로 1㎞ 정도 이동하면 되므로 크게 무리가 없다. 우리 역시 그러했다. 떡바위~정상 구간은 산행에 적합하고, 정상~쌍곡휴게소 구간은 트레킹에 가깝다.

산행 거리는 거리는 총 8㎞다. 떡바위 →(2.1㎞)← 청석재 →(0.6㎞)← 칠보산 →(0.7㎞)← 활목재 →(1.6㎞)← 갈림길(칠보산과 장성봉) →(1.0㎞)← 쌍곡폭포 →(1.0㎞)← 절말(쌍곡휴게소) →(1.0㎞)← 떡바위(원점회귀)다.

칠보산 지도

 

■우리 산행은

 

▲떡바위(들머리) 주변 주차장과 화장실 상태

우리의 들머리도 떡바위다. 지방도로 517호를 타고 10㎞ 정도 되는 쌍곡계곡 상류로 올라가다 보면 오른쪽으로 군자산 입구인 소금강휴게소가 보이고 더 거슬러 올라가면 왼편으로 쌍곡 9곡 중 제3곡인 떡바위 입구가 나온다.

떡바위 입구

 

문제는 부근에 주차장이 없다는 것이다. 주차할 만한 곳에는 어김없이 펜션이나 음식점이 자리잡고 있어 주차가 쉽지 않다. 결국 알아서 주차해야 하므로 도로변 주차를 피할 수 없다. 다만 떡바위에서 517호 도로를 따라 1㎞ 위에 위치한 쌍곡휴게소에는 주차장이 있다. 성수기 때는 유료이고 비성수기 때는 그냥 주차한다. 여름 성수기 때는 쌍곡계곡으로 피서오는 가족 때문에 계곡 전체 주차난이 심각할 것 같다.

우리가 떡바위 부근 도로변에 주차했을 때는 6월인데도 공원 관리원들이 도로변에 빨간 플라스틱 고깔모자(정식 명칭은 라바콘)를 촘촘히 세워 주차할 수 없게 막고 있었다. 대책도 마련하지 않고 무조건 주차하지 말라고 하면 오라는 건지 말라는 건지 답답하다. 도로가 막히는 것을 우려한 공원 측의 생각을 이해못하는 바는 아니지만 그래도 뭔가 대책이 필요해보인다.

또 하나 지적할 것은 화장실이다. 도로변에 화장실이랍시고 간이화장실을 몇 개 설치했는데 정말 지저분하고 구린내가 진동한다. 주차장이 없는데다 화장실까지 이 모양이다. 남자인 내가 코를 막고 눈을 감을 정도이니 여성들은 얼마나 불편할까.

 

▲떡바위~청석재

떡바위는 바위 모양이 시루떡을 자른 것처럼 생겼다고 해서 이름이 붙여졌다. 한자로는 ‘병암(餠岩)’ 즉 ‘떡병(餠)’에 ‘바위암(岩)’이다. 떡바위 들머리로 들어서면 바로 쌍계계곡이다. 건너갈 수 있도록 목교가 설치되어 있다. 그런데 쌍곡9곡 중 제3곡인 떡바위 안내판이 보이지 않아 눈으로 확인하지 못한 채 그냥 지나치고 말았다. 알고보니 등산로 입구에서 도로 아래로 100m 내려간 곳에 있다.

떡바위 (출처 다음 블로그 ‘장터목’)

 

등산로는 초반에 숲속 계류를 끼고 올라간다. 그렇게 10분 정도 올라가면 칠보산이 자랑하는 구봉능선 방향 갈림길이다. 구봉능선은 9개의 크고 작은 봉우리들이 분재같은 소나무와 조화를 이룬다는 멋진 능선이다. 그런데 국립공원 측이 설치한 ‘출입금지’ 안내판 때문에 구봉능선은 통제 구간이다. 칠보산에 통제 구간은 더 있다. 주능선과 연결된 보배산(보개산)과 악휘봉 방면 길도 통제구간이다. 차 빼고 포 빼니 등산 마니아들에겐 아쉬움이 크다.

길은 완만한 숲길이다. 딱히 힘든 구간이 없다. 조금 가파른 곳에는 돌계단을, 아주 가파른 곳에는 데크계단을 설치해 위험하지도 않다. 가끔은 집채만한 바위들이 보이지만 특별한 모양새는 아니다. 이런 길을 따라 떡바위에서 2㎞ 정도 올라가면 청석재 고개다. 1시간 10분 걸렸다. 청석재는 갈림길이다. 북서(왼쪽) 방향으로는 보배산(778m)으로 연결되고, 북쪽으로는 각연사로 내려간다. 보배산도 통제구간이어서 그 방향 길이 막혀 있다. 무시하고 간다 해도 등로가 험해 초보자에게는 다소 위험하다고 한다.

 

▲청석재~정상

청석재에서 칠보산 정상까지는 0.6㎞에 불과하다. 하지만 시간은 의외로 많이 걸린다. 급경사인데다 멋진 풍광들에 시선을 빼앗겨 시간이 지체되기 때문이다. 이 구간은 칠보산이 자랑하는 소나무 암릉길이다. 청석재에서 10분 정도 올라간 곳에 안장바위가 있다. 바위 이름을 몰라 나름 전문 산꾼처럼 보이는 등산객에게 물어보니 안장바위란다. 바위 위에 서면 멀리 왼쪽(남서쪽)으로 군자산이 오른쪽으로 보배산이 보인다. 저 군자산 너머에 작년에 갔던 산막이옛길과 갈론계곡 그리고 또 그 너머에 역시 작년에 갔던 화양구곡과 도명산이 있다.

안장바위에서 산객들이 주변 산의 모습을 카메라에 담고 있다.

 

안장바위에서 5분 정도 더 올라간 곳에 데크로 만든 전망대가 있다. 군자산과 보배산을 더 높은 곳에서 볼 수 있고 안장바위에선 보이지 않던 작은군자산이 모습을 드러낸다. 나름 위세가 당당하다. 전망대 조금 올라간 곳에서 파도가 물결치는 모습의 북쪽 산그리메를 바라보며 점심을 해결했다. 조금더 올라간 곳에 마당바위가 있다. 산행을 다녀와 관련 블로그를 찾아보니 버선코바위의 전망터란다.

전망대(왼쪽)와 멋진 소나무

 

버선코바위 전망터에서 사방을 바라본다. 덕가산의 품에 안긴 천년고찰 각연사가 조망되고 군자산과 작은군자산이 나름 위용을 드러낸다. 멀지 않은 칠보산 정상도 비로소 눈에 들어온다. 버선코바위 뒤로 돌아가면 반질반질한 바위 면에 뿌리내린 어른 키만한 소나무가 있다는데 알아보지 못했다. 버선코바위 아래에 중절모바위도 있다는데 안내판이 없고 중절모처럼 생긴 바위를 보지 못해 그냥 지나쳤다. 한눈에 봐도 정말 비슷하지 않으면 너도나도 바위이름을 붙이지 않았으면 좋겠다.

전망데크에서 바라본 군자산(왼쪽)과 보배산(오른쪽)

 

이후 10분 정도 평탄한 길이 이어지다 정상에 닿는다. 이름과 해발고도가 새겨진 정상석은 아담한 크기의 자연석이다. 요즘은 전국 어딜가도 인공적으로 각지게 만든 정상석이 많아 자연석을 보면 반갑다. 정상 공간은 넓으나 조망은 주변의 나무들로 막혀있다.

칠보산 정상석

 

조망의 즐거움을 제대로 만끽하려면 정상석 앞쪽으로 10m 정도 이동해야 한다. 그곳에 서면 바로 앞에 폐쇄된 구봉코스 능선이 있다. 하지만 ‘탐방로 아님’, ‘위험’, ‘추락주의’를 알리는 표지판이 접근을 막고 있다. 정상에서는 서쪽을 제외한 전 구간의 산 능선이 시선을 사로잡는다. 남서쪽으로 가령산, 낙영산, 도명산 등 화양구곡 일원의 크고작은 산들이 눈에 들어오고 남쪽으로는 제수리치에서 막장봉(868m)~장성봉(916m)으로 이어지는 능선 뒤로 대야산이 솟아있다. 동쪽 멀리로는 희양산의 암릉이 선명하게 조망된다. 주변 풍광이 워낙 뛰어나 이곳에서의 점심은 조망이 반찬이 될 것이다

칠보산 정상에서. 바로 앞 산이 구봉능선이고 멀리 오른쪽이 작은군자산이다.

 

▲정상~활목재

정상에서 활목재를 지나 쌍곡휴게소로 내려가려는데 정상 안내목에 ‘활목재’와 ‘쌍곡휴게소’ 표시 없이 ‘절말 4.3㎞’라고만 안내하고 있다. ‘절말’은 속리산국립공원 공식 지도에는 없는 지명이다. 당연히 헷갈린다. 한 산객에게 ‘활목재’ 방향을 물어보니 그도 모르겠단다.

산행을 다녀와 칠보산 쌍곡탐방지원센터에 전화로 물어보니 ‘절말’은 ‘쌍곡휴게소’ 일대 마을 이름이란다. 그 말을 듣고 “지역 주민이나 아는 지명을 산행 안내판에 표시하면 일반 등산객은 어쩌라는 것이냐”고 직원에게 한마디 했다. 쌍곡휴게소도 그렇다. 지도엔 쌍곡휴게소라고 되어 있는데 현지 안내판에는 절말휴게소다. 떡바위도 마찬가지다. 떡바위가 공식명칭이라면 중요한 지명인데도 들머리인 떡바위 입구에 떡바위를 안내하는 표지판이 없다. 불친절하거나 무성의하다.

정상에서 활목재 방향 하산길은 굽이굽이 급경사길이다. 한참을 내려가면 넓직한 마당바위가 나타난다. 마당바위 조망터 절경이 산객의 발길을 또 붙잡는다. 마당바위 한가운데에 고사목이 홀로 서 있다. 긴긴 세월을 홀로 버틴 것을 증명이라도 하듯 허리 아래만 남아있어 안쓰럽다.

마당바위 고사목

 

마당바위 부근에 칠보산의 대표 명물 거북바위가 있다. 거북이 한 마리가 커다란 돌짐을 매고 하늘을 향해 있는 모습인데 우리는 거북바위가 있는지도 모르고 지나쳤다. 뭐에 씌웠는지 계속 명물 명소를 모르고 지나친다. 거북바위 옆에 안내판만 있었어도 그냥 지나치지 않았을텐데 아쉬움이 크다.

거북바위 (출처 경북매일신문)

 

정상에서 활목재 방향 급경사에는 철계단이나 데크계단이 놓여있다. 때로는 수평데크도 있는데 그곳에서 바라다보는 전망이 정상 조망 못지 않다. 암릉지대에는 어김없이 눈길을 끄는 소나무가 버티고 있다.

활목재는 정상에서 바윗길과 능선 길을 타고 0.7㎞ 걸어내려간 곳에 있는 갈림길이다. 활처럼 휘어졌다고 해서 활목재다. 그곳 안내판에 따르면 칠보산 정상 → 0.7㎞, 절말 → 3.6㎞, 각연사 → 2.1㎞다. 왼쪽(북쪽)으로 내려가면 각연사이고 오른쪽(남쪽)으로 꺾어지면 쌍곡계곡의 한쪽 골인 살구나무골이다. 안내판에는 없지만 직진(동쪽)하면 시루봉과 악휘봉으로 이어진다. 하지만 통제구간이라 ‘산길없음’이라고 표시해 길을 막아놓았다. 활목재 벤치에 앉아있으니 계곡에서 올라오는 바람이 송송 맺힌 얼굴과 등에 배인 땀을 식혀준다. 그렇게 시원할 수 없다.

활목재

 

▲활목재~쌍곡휴게소

활목재에서 쌍곡휴게소 방향으로 내려가면 한동안 급경사 길이다. 그러다가 곧 걷기 편한 완만한 오솔길이 나온다. 흙길에다 하늘을 가리는 숲길이어서 편안하다. 걷는 맛도 제법 쏠쏠하다. 그렇게 내려가다보면 땅속에서 흐르던 물이 밖으로 나와 계곡을 이룬다. 계곡 물소리를 들으며 내려가니 운치가 더해진다. 계곡이 점점 넓고 깊어져 살구나무골이라는 어엿한 이름을 갖고 있다.

계곡 곳곳에 아담한 폭포와 소가 자리잡고 있지만 여전히 이름을 알지 못한다. 여름철이었다면 물이 많고 깨끗해 알탕하는데 최적의 장소다. 나에게 알탕은 여름 산행의 필수 과정이다. 알탕은 사전에는 없는 단어지만 팬티만 입고 계곡에 전신을 담가 땀을 식히는 행위를 말한다. 물론 산객이 보이지 않는 곳에서 알탕을 즐겨야 한다. 아담한 소와 작은 폭포가 있는 곳은  어김없이 산객들이 지은 이름이 있다. 물론 안내판은 없고 공식 이름도 아니다. 상류에서부터 순서상으로 신선폭포가 있고 10분 정도 내려가면 월영대가 있다. 그렇게 내려가다보면 장성봉으로 올라갈 수 있는 갈림길이다. 안내판에 따르면 칠보산 정상까지 → 3.1㎞, 절말주차장 즉 쌍곡휴게소까지 → 1.2㎞ 거리다. 백두대간이 지나는 장성봉까지는 4.7㎞다.

월영대

 

길은 갈림길 이후 더욱 넓어진다. 2~3분 정도 내려서면 하늘에서 선녀들이 내려와 목욕을 했다는 강선대가 있다. 강선대 역시 안내판이 없어 나중에 관련 블로그를 보고 알게되었다. 우리가 지나가는 살구나무골은 곧 다른 계곡을 만나 쌍계구곡을 이룬다. 다른 계곡이란 이웃한 막장봉에서 시작하는 시묘살이골이다.

강선대를 지나 5분 가량 내려가면 쌍곡탐방지원센터가 나타난다. 쌍곡계곡이 자랑하는 쌍곡폭포는 센터 바로 앞에 있다. 쌍곡구곡 중 으뜸으로 치는 곳이다. 폭포 높이는 8m라지만 경사가 완만해 아담하다. 폭포 특유의 힘찬 소리는 없다. 폭포 아래로 넓직한 소가 만들어져 물놀이에 적격이다. 폭포 가까이 가지 못하도록 금지선을 쳐놓아 ‘수영금지’ 푯말 밖에서 물놀이를 해야 한다. 아이들이 선 밖에서 물장구를 치며 놀고 있다.

쌍곡폭포에서 절말 즉 쌍곡휴게소까지는 1.0㎞거리다. 그 사이로 계곡이 지나가는데 계곡 자체가 물놀이 터다. 계곡 곳곳에 적당한 깊이의 소가 많기 때문이다. 병풍처럼 서있는 멋진 암반 절벽과 소나무가 둘러싸고 있어 천혜의 풀장이다.  

쌍곡폭포

 

▲쌍곡계곡과 쌍곡구곡

쌍곡계곡은 제수리치(530m)에서 하류(북쪽)의 칠성면 외쌍곡으로 이어지는 약 10㎞에 이르는 계곡이다. 그 안에 절경을 자랑하는 ‘구곡(九曲)’을 품고 있어 쌍곡구곡으로도 불린다. 선유동구곡, 화양구곡과 함께 괴산의 3대 계곡으로 꼽힌다. 구곡은 호롱소(제1곡), 소금강, 떡바위, 문수암, 쌍벽, 용소, 쌍곡폭포, 선녀탕, 장암=마당바위(제9곡)이다.

아쉬운 건 쌍곡구곡의 명승을 눈으로 확인하는 게 쉽지않다는 점이다. 칠보산 등산로에서 만날 수 있는 곳도 떡바위와 쌍곡폭포 정도다. 나머지는 일일이 찾아가야 하기 때문에 일부러 쌍곡휴게소 상류에 있는 선녀탕(제8곡)과 장암(제9곡)을 차를 타고 찾아갔는데 주차공간도 마땅치 않고 접근이 쉽지 않아 포기했다. 속리산국립공원 안내도나 지도에 따라 제수리치와 제수리재로 따로 표기하는 이유는 제수리치의 ‘제수리’는 한글이고 ‘언덕 치(峙)’는 한자이기 때문에 두 용어가 병용되고 있다.

 

▲쌍곡휴게소~떡바위(원점회귀)

계곡을 건너 쌍곡휴게소에 도착하자 떡바위 들머리 초입부터 통제된 구봉능선의 몇 개 봉우리 머리가 슬그머니 솟아있다. 쌍곡계곡 상류인 제수리치 고개로 올라가다보면 구봉능선이 더 잘 보이는 곳이 있다. 깜빡 하고 그 모습을 찍지 못해 아쉬움이 남는다. 마지막으로 떡바위 들머리로 이동해야 한다. 교통편이 없으니 지방도로 517호를 타고 터벅터벅 걸어가야 한다. 어느 정도 거리인지 모르는 상태에서 걸어내려가는데 다행히 얼마 걸리지 않는다. 거리가 1㎞라는 것을 그제서야 알게 되었다.

쌍곡휴게소에서 바라본 구봉능선

 

칠보산을 다녀와 생각해보니 몇 가지가 아쉬웠다. 거북바위를 확인하지 못하고 차로 이동하면 멀지 않은 각연사를 둘러보지 못한 것이다. 각연사에는 보물이 3점이 있다. 석조비로자나불 좌상(보물 제433호)과 통일 대사탑비(보물 제1295호), 통일대사탑(보물 제1370호)이다. 떡바위와, 버선코바위에 홀로 외롭게 있다는 소나무를 확인하지 못한 것도 아쉽다. 이럴 때마다 늘 다음에 또 오라는 뜻으로 받아들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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