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속 오늘

어류와 양서류 사이의 ‘잃어버린 고리’이자 ‘살아있는 화석’ 실러캔스, 남아공에서 발견

63빌딩 씨월드에는 세계적으로 흔치 않은 대형 박제 물고기가 있다. 공룡보다 1억년 먼저 나타났다가 수천만 년 전에 멸종된 것으로 알려진 ‘실러캔스(Coelacnth)’다. 3억7500만년 전, 경골어류(硬骨魚類)라는 딱딱한 뼈를 가진 물고기가 살고 있었다. 이 물고기가 육지로 올라와 오랜 세월을 거치면서 육지 생활이 가능한 단계로까지 진화한 것이 오늘날의 양서류이고, 양서류 가운데 일부가 물속에서 알을 낳는 불편을 피하기 위해 육지에 알을 낳는 식으로 진화한 것이 파충류다. 그 후 파충류는 조류와 포유류로 진화했고 마침내 ‘만물의 영장’인 인간까지 탄생시켰다. 따라서 경골어류야말로 모든 육상 척추동물의 조상인 셈이다. 그러나 경골어류는 환경에 적응하지 못하고 지구상에서 자취를 감췄다.

1836년 영국 뉴캐슬 부근에 분포해있는 고생대 페름기 지층에서 발견된 화석 물고기가 이 사실을 증명했다. 학자들은 이 물고기를 ‘등지느러미의 가시 속이 비어있다’는 뜻의 실러캔스라 불렀고, 7500만 년 전 지구상에서 멸종된 경골어류로 파악했다. 그런데 이 실러캔스가 1938년에 발견돼 세계 고생물학계를 깜짝 놀라게 했다. 그해 12월 22일, 남아공의 한 해안가 어귀에서 길이 150㎝, 무게 57.5㎏의 괴상한 물고기가 그물에 걸렸다. 선장은 물고기를 그 지역의 자연사박물관 표본관리자인 래티머양에게 알려주었고 그녀는 금방 죽어버린 물고기를 스케치해 어류학자 스미스 교수에게 우편으로 보냈다. 물고기가 문득 실러캔스라고 생각한 스미스는 이듬해 초 뼈와 비늘밖에 남아있지 않은 물고기를 보고는 실러캔스임을 확신했다. 찰스 다윈이 지질시대에 나타났으나 절멸되지 않고 현존하는 생물을 지칭했던 ‘살아있는 화석’이 발견된 것이다. 스미스는 발견한 사람과 장소를 기념해 ‘라티메리아 차룸나 스미스(Latimeria Chalumnae SMITH)’라고 명명했다.

이 사실이 언론에 보도되고 네이처지에 발표되면서 스미스는 일약 세계적인 과학자가 되었고 세계 유명신문은 마침내 어류와 양서류 사이의 ‘잃어버린 고리’를 찾았다고 대서특필했다. 1952년 12월에 두 번째 실러캔스가 발견되자 스미스는 “실러캔스는 물·뭍동물의 후손이며, 조상들은 물에서 육지로 올라갔다가 완전한 등뼈 동물이 되기 전에 사라졌고, 실러캔스는 다시 물로 돌아와 지금까지도 완전한 물고기가 되기 위해 진화 중이다”는 연구결과를 발표했다. 6개의 지느러미 중 4개가 네 발 달린 동물의 발과 비슷하다는 사실도 주장을 뒷받침했다. 20세기의 가장 극적인 고생물학상의 대발견이었다.

error: Content is protected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