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속 오늘

美 세계최초 수소폭탄 실험

1952년 11월 1일 오전 7시15분, 지름 5㎞의 불꽃이 태평양에 위치한 마샬제도 에니웨톡환초 상공에서 작렬했다. 미국이 세계최초로 수소폭탄을 실험하는 순간이었다. 버섯구름은 10분만에 3만9000㎞까지 치솟았고 해저에는 지름 1.6㎞・깊이 60m가 파였다. 부근의 작은섬 엘게랍섬은 형체도 없이 사라졌다. ‘마이크’로 명명된 15t급의 수소폭탄 1호는 히로시마에 투하된 원자폭탄의 550배를 넘어서는 TNT 화약 1000만톤의 폭발력을 보였다. 그 순간 멀리 캘리포니아에서는 폭발의 충격파를 관측한 한 사내가 무릎을 치며 환호성을 내지르고 있었다. 미국 로렌스 리버모어 국립연구소의 에드워드 텔러였는데 그는 수폭개발팀을 이끌었던 헝가리 출신의 물리학자였다.

이날 실험된 수소폭탄은 크기가 엄청난 습식 수소폭탄으로 폭탄이라기보다는 차라리 지상에 설치된 핵폭발장치에 가까웠다. 핵분열이 아닌 핵융합으로 폭발력을 얻는 수소폭탄은 1942년 물리학자 페르미가 착안했지만, 정작 자신은 도덕성을 내세워 개발에 반대했다. 그러나 1950년 소련이 원폭실험에 성공하자 위기감을 느낀 트루먼 대통령은 원자력위원회에 수소폭탄의 조기개발을 지시했다. 당시 원자력위원회 자문위원장으로 근무하던 오펜하이머는 개발에 반대하다가 공산당이라는 낙인이 찍혀 1953년 공직정지처분을 받아야 했다. 소련은 사하로프 박사 주도로 1953년 8월 12일에 카자흐스탄에서 400㎏급의 수폭 실험을 성공시켰다. 소련이 사용한 폭탄은 미국 것보다 간편한 수산화리튬을 사용한 건식 수소폭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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