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 와이드 웹(www)’은 혁명이었다. 봉화는 영국의 팀 버너스 리(Tim Berners Lee)가 쏘아 올렸고, 혁명이 싹튼 곳은 그가 연구원으로 근무하던 스위스 유럽입자물리연구소(CERN)였다. 1989년 3월, 버너스 리는 한 프로젝트를 연구소에 제안한다. 연구원들 간의 정보를 체계적으로 공유하기 위한 방안이었다. 연구소 내 한 동료가 합류하면서 연구는 속도를 더했다. 1990년 10월부터 1개월 동안 NeXT 컴퓨터로 첫 웹 브라우저를 개발한 버너스 리는 프로그램을 그와 동료 컴퓨터에 분산시켰다. 그리고 역사적인 1990년의 크리스마스날, 두 사람은 세계최초로 웹 서버 ‘info.cern.ch’에서 서로 통신하는데 성공했다. ‘www’ 시대가 개막된 것이다.
버너스 리는 info.cern.ch에 부지런히 웹 소식을 올리며 세기의 발명품에 이름을 지어주는데 고심했다. 최종적으로 ‘지구촌을 묶는 거미줄’이라는 뜻의 ‘월드 와이드 웹(WWW)’이 붙여졌다. 버너스 리는 인터넷 프로그램 언어(HTML), 인터넷 주소(URL), 통신규약(HTTP)을 잇따라 선보이며 ‘www’을 발전시켜 나갔다. CERN과 버너스 리는 이 발명품에 지적재산권을 행사할 것인지를 놓고 장고를 거듭했으나 결국 특허출원을 포기하고 무료 공개를 결정함으로써 인류는 그에게 큰 빚을 지게된다.
1991년 8월 6일, 뉴스그룹인 ‘alt.hypertext’를 통해 라인모드 브라우저가 처음 공개되면서 세계는 ‘www’로 묶이는 지구촌 가족이 됐다. 혁명은 버너스 리가 일으켰지만 이를 확산시킨 사람은 마크 앤드리슨이다. ‘모자이크(MOSAIC)’와 네스케이프 네비게이터 1.0을 발표해 인터넷 대중화에 불을 붙인 장본인이 앤드리슨이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