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리핀이 425년간에 걸친 스페인·미국의 식민지 지배를 벗어나 1946년에 비로소 독립했다. 새로운 헌법이 발표되고 마누엘 록사스를 초대 대통령으로 선출한 뒤 수십년간 자신들을 지배해 온 미국의 독립기념일과 같은 날인 7월 4일, 독립기념식을 거행했다. 비가 오는 가운데 진행된 독립기념식에서 록사스 대통령이 수십만 군중을 향해 ‘필리핀공화국 독립’을 선언함과 동시에 식장에 게양된 성조기가 내려지고 그 자리에 필리핀공화국기인 ‘태양과 별의 기’가 국가가 연주되는 가운데 게양됐다.
1898년 미국·스페인 전쟁에서 필리핀 제도를 스페인으로부터 빼앗은 미국은 필리핀을 영구적으로 식민지화 할 생각이 없고 다만 필리핀이 민주적 자치 능력이 생길 때까지만 지배하겠다고 했지만 그 기간이 36년간이나 지속됐다. 식민지 기간 동안 필리핀은 미국에 저렴한 원료를 공급했고 미국은 필리핀을 자국 상품의 시장으로 탈바꿈시켰다. 식민지 체제가 길어지고 필리핀인들 사이에서 불만이 고조되자 마누엘 케손은 “미국인이 통치하는 천국보다 필리핀이 통치하는 지옥에서 살고싶다”며 독립에 대한 열망을 밝히기도 했다.
결국 필리핀은 1934년 미 연방의회로부터 자치권을 승인받아 1935년 발족한 독립준비정부인 필리핀 연방 대통령으로 케논을 선출했다. 그러나 순수한 완전독립은 일본의 항복으로부터도 10개월이나 기다려야 했다. 케논은 독립을 보지못하고 죽어 그보다는 인기가 없었던 록사스가 대통령의 자리를 차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