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속 오늘

독일군, 인류 최초로 독가스 1차대전에 사용

↑ 독가스 공격에 대비해 마스크를 착용한 연합군

 

1915년 4월 22일 새벽5시, 독일군과 프랑스·캐나다 연합군이 대치하고 있는 벨기에 이프르 전선. 독한 냄새를 풍기는 황갈색 염소가스가 약 1m 높이에 떠서 바람을 타고 독일군 진영에서 연합군 쪽으로 흘러 넘어갔다. 곧이어 참호 속 병사들이 기침·구토와 함께 피를 토하며 쓰러졌다. 생지옥이 따로 없었다. 전쟁터에서 인류 최초로 독가스가 사용된 죽음의 현장이었다. 5000여 개 통속에서 방출된 가스로 이날 하룻동안 연합군 1만 5000여 명이 중독돼 5000여 명이 숨지고 6000여 명이 독일군에게 끌려갔다. 보복에 나선 연합군이 포스겐 가스를 살포하자 독일군은 한술 더떠 머스터드 가스를 개발, 전선에 투입했다. 1차대전 동안 뿌려진 12만 5000t의 독가스로 양측에서 97만 명이나 희생됐다.

화학무기를 처음 개발, 전선에 뿌린 사람은 독일 카이저 빌헬름 연구소의 물리화학부장 프리츠 하버였다. ‘평화시엔 인류에, 전시엔 조국에 봉사한다’는 것이 그의 신념이었지만 사실 그는 유대인이었다. 전쟁 발발과 함께 징집된 그에게 지리한 참호전을 타개할 독가스를 개발하라는 임무가 주어졌다. 하버가 개발한 염소가스는 보관과 수송이 편리하고 더구나 공기보다 2.5배나 무거워 참호 속에 숨어있는 적에게 치명적이었다.

그러나 역시 유대인이고 화학자였던 그의 부인 클라라 임머바르는 독가스 사용에 부정적이었다. 전공(戰功)을 인정받아 승진까지 한 하버가 집에서 축하 파티를 열었던 5월 1일 밤, 클라라는 자살을 선택한다. 아침이 되자 하버는 다시 전선으로 달려갔다. 전쟁이 끝나고 노벨화학상까지 받은 하버는 1934년 행복하게 죽었지만 히틀러는 독가스로 그의 동족을 600만 명이나 학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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