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속 오늘

美 TV프로그램 ‘에드 설리번 쇼’ 방송 시작

엘비스 프레슬리나 비틀스의 인기를 거론할 때 예외없이 인용되는 것이 ‘에드 설리번 쇼’(이하 쇼)다. 1950~1960년대 미국의 대중문화를 상징했던 토요일 밤의 대표적 이벤트가 ‘에드 설리번 쇼’였기 때문이다. 1948년 6월 20일 첫 방송을 시작한 이래 24년간 매주 토요일 밤 8시만 되면 약간 어색한 듯한 표정의 한 사내가 CBS TV에 등장했는데 그가 바로 쇼 진행자 에드 설리번이었다.

신문에 브로드웨이나 흥밋거리 위주의 글을 써온 스포츠기자 겸 영화 칼럼니스트였던 그는 아직 버라이어티 쇼가 생소하던 때에 오페라 가수, 록스타, 코미디언, 발레리나 등 다양한 인물을 출연시켜 노래, 춤, 만담 등을 자유롭게 선보이도록 함으로써 인기몰이를 시작했다. 원래 쇼의 이름은 ‘유명인사(Toast of the Town)’였으나 사람들이 편의상 ‘에드 설리번 쇼’라고 부르면서 1955년부터는 아예 정식 이름이 됐고, 점차 인기도 높아져 스타덤을 보장하는 프로그램으로 인정 받았다. 1956년 프레슬리가 음란하게 엉덩이를 흔들어대며 노래한 것이나, 1964년 비틀스의 출연으로 소녀들의 광적인 반응을 끌어낸 것은 이 쇼가 남긴 대표적인 명장면이다.

프레슬리가 처음 출연했던 쇼는 비록 설리번이 자동차 사고로 쇼를 진행하지 못했어도 프레슬리의 인기에 힘입어 6000만 명이 시청하고 미 TV사상 가장 높은 82.6%의 시청률을 기록하는 기염을 토했다. 전문가들은 “프레슬리의 쇼 출연이 대공황과 2차 대전을 겪은 구세대와 베이비붐 신세대 간의 갭을 이어주는 징검다리였다”고 설명한다. 비틀스의 쇼 출연 역시 영국의 대중음악이 미국을 점령하는 발판으로 작용됐다. 한국인 중에도 빈번하게 이 쇼에 출연한 가수가 있다. 1959년 도미한 우리나라 최초의 보컬그룹 김씨스터즈가 그 주인공인데, 이들은 수차례 쇼에 출연해 동양적인 이색무대를 선보였다. 그때마다 미국인들은 큰 호기심을 보였고, 동포들은 민요가락에 눈물을 흘렸다. 쇼는 1960년대 후반부터 인기가 시들해져 결국 1971년 6월 6일 문을 닫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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