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62년 6월 9일 밤10시, 5·16군사정부가 중대 발표를 했다. 10일 0시를 기해 화폐 단위를 ‘환’에서 ‘원’으로 바꾸고 10환을 1원으로 교환한다는 내용이었다. 50환 이하의 소액과 주화를 제외한 환화(換貨)의 유통을 전면 금지시키되 예상되는 불편에 대비해 가구당 5000환까지는 새 돈으로 바꿀 수 있게 했다. 이로써 ‘환’으로 바뀌었던 화폐단위가 9년 만에 다시 ‘원’으로 되돌아왔다.
시행 첫날인 10일은 일요일인데도 은행은 아침부터 몰려든 사람들로 장사진을 쳤고, 시장 일부에서는 생필품을 사두려는 사람들로 북새통을 이뤘다. 영국 화폐회사에 급히 인쇄를 의뢰하는 바람에 100원 지폐의 ‘독립문’이 ‘득립문’으로, 모든 화폐의 ‘조폐공사’가 ‘조페공사’로 잘못 인쇄되기도 했다. 정부는 경제개발 5개년 계획의 재원을 마련하고 부정 축재자금을 회수하며 고리채를 일소하기 위해 화폐개혁을 단행했다고 강조했지만 부작용이 속출했다. 물가는 뛰었고 매점매석이 판을 쳤다. 기업도 자금부족에 시달려 경제 전반이 흔들리자 사회 불안까지 가중됐다. 장롱 속에 숨어 있을 것이라던 검은 돈의 규모도 미미한 것으로 밝혀지자 결국 군사정부는 1개월 만에 봉쇄예금의 완전 해제로 백기를 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