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속 오늘

뤼팽 시리즈 첫 권 ‘괴도신사 아르센 뤼팽’ 출판

‘천의 얼굴’을 가진 아르센 뤼팽. 30여년 이상 계속된 뤼팽의 이야기는 소설 속의 숙적 가니마르 형사가 그를 체포하면서 시작된다. 1904년 프랑스의 대중잡지 ‘주세투’의 편집장 피에르 라피트는 한창 성가를 높이고 있는 코난 도일의 ‘셜록 홈스’같은 추리소설을 모리스 르블랑에게 주문한다. 중견작가였던 르블랑은 편집장의 뜻과는 달리 탐정이 아닌 대도둑의 이야기를 내밀었다. 그러나 성공을 예감한 편집장은 같은 주인공의 작품을 더 요청했고 10편 정도가 모이자 ‘체포된 뤼팽’이라는 제목으로 1905년 7월호에 뤼팽을 소개했다. ‘뤼팽 신화’가 탄생한 것이다.

뤼팽은 예상보다 큰 호응을 얻었으나 르블랑은 뤼팽을 접고 이듬해 5월 희곡 한 편을 발표했다. 냉담한 반응이 느껴지자 르블랑은 비로소 자신의 길이 뤼팽에 있음을 깨닫고 ‘뤼팽 시리즈’에 매달렸다. 1907년 6월 10일, 첫 작품집 ‘괴도 신사 아르센 뤼팽’이 한 권의 책으로 묶여 출간됐을 때 그해 여름에만 20판이 인쇄될 정도로 뤼팽은 대박을 터뜨렸다. 탈옥을 예고하고 변장술에 능하며 필체 위조에도 명수였던 뤼팽은 어느덧 바다 건너 영국의 ‘셜록 홈스’와 비교되는 프랑스의 자존심으로 부상했다. 르블랑은 1941년 죽을 때까지 20여 편의 장편과 50여편 의 단편으로 된 ‘뤼팽 시리즈’를 펴내 코넌 도일과 함께 20세기 추리문학을 대표하는 양대 산맥이 되었다.

error: Content is protected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