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속 오늘

미국 탁구대표단 중국 도착… 美·中의 핑퐁 외교 시작

1971년 4월 10일, 미국 탁구대표단 15명이 긴장된 표정으로 중국 베이징 공항에 내렸다. 1949년 공산당 정권이 들어선 이래 공식적으로 중국을 방문한 최초의 미국인들이었다. 오랫동안 적대시해 온 두 나라의 갑작스런 행보에 세계는 놀라움을 감추지 못했다. 두 적성국이 스포츠를 외교의 영역으로 끌어들이면서까지 손을 잡은 것은 소련을 ‘공동의 적’으로 인식한 두 나라의 이해관계 때문이었다. 중국은 소련과의 갈등을 적성 국가 미국과의 관계 개선에서 풀어보려 했는데 이는 소련을 봉쇄하려는 미국의 이해와 일치했다.

이른바 ‘핑퐁외교’로 불리는 미 탁구대표팀의 중국 방문은 그해 3월 일본 나고야에서 열린 세계탁구선수권대회에서 갑작스럽게 성사됐다. 누가 먼저 초청했는지는 서로 상대가 먼저 초청했다고 주장해 확실치는 않다. 한 가지 분명한 사실은 양국이 지난 몇 달간 관계 개선을 위해 나름대로 물밑 접촉을 시도했다는 점이다. 3개월 전 중국은 마오쩌둥의 오랜 친구이자 ‘중국의 붉은 별’ 저자로 유명한 미국 저널리스트 에드거 스노우를 초청했고, 3월 15일에는 미국이 미국인의 중국 여행금지를 해제시켜 중국의 명분을 살려주었다.

4월 13일, 1만8000여 명의 관중이 지켜보는 가운데 치러진 경기에서 미국 남·여팀은 각각 5대3, 5대4로 중국팀에 패했다. 경기 후 양국은 찰떡 궁합을 대외에 과시했다. 4월 15일 닉슨 대통령이 중국에 대한 직접교역 등 5개항의 관계개선 조처를 내렸고, 7월 9일 키신저 미 대통령 특별보좌관이 비밀리에 중국을 방문해 저우언라이 총리와 면담했다. 그리고 1972년 2월 21일 마침내 닉슨 대통령이 역사적인 중국 방문에 오름으로써 양국의 해빙무드는 절정에 달했다. 흥미로운 사실 하나. 당시 미국 대표팀 주장 선수는 한국인 이달준이었다. 그는 “중국의 정치선전에 이용될지 모른다”며 중국행을 거부하고 일본에서 한국으로 돌아왔다.

error: Content is protected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