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속 오늘

쿠바에 급파된 美 최초의 전함 ‘메인호’ 폭발… 미국·스페인 전쟁으로 비화

↑ 항구에 정박 중이다가 폭발로 두 동강난 메인호

 

유럽 국가들이 전 세계에 걸쳐 영토와 이권을 확대하던 19세기 내내 미국은 남북전쟁과 서부개척 등 국민통합과 영토 다지기에 힘을 쏟았다. 이 과정에서 충분한 힘이 비축됐지만 대외에 과시하지는 않았다. 그러나 19세기 말, 곳곳에서 팽창주의자들의 목소리가 터져 나오면서 전통적 고립주의에 변화가 찾아왔다. 기업가들은 더 넓은 시장을 원했고, 종교인들은 기독교가 멀리 아프리카에까지 퍼지기를 소망했으며 군인들은 자신들의 군사력을 해외에서 확인하고 싶었다.

그 무렵 쿠바에서 독립운동(1895~1898)의 불길이 치솟아 미국의 팽창주의에 힘을 실어주었다. 쿠바는 스페인의 식민지였지만 미국과는 지척이어서 특수관계였다. 따라서 쿠바에 대한 스페인의 가혹한 진압은 쿠바 사태 개입을 원하는 미국의 팽창주의자들에게 더없이 좋은 명분이 됐다. 당시 신문업계을 양분하고 있던 ‘뉴욕월드’와 ‘뉴욕저널’까지 쿠바 사태를 교묘하게 자사의 영향력 확대에 이용하면서 여론은 서서히 참전으로 기울었다.

그러던 중 1898년 2월 15일 오전 9시40분쯤 ‘쿠바의 미국인을 보호한다’는 명분으로 쿠바에 급파된 미 최초의 전함 메인호가 갑자기 폭발하고 승무원 266명이 사망하면서 쿠바 사태에 개입할 수 있는 구실을 만들어주었다. 폭발은 원인불명으로 판명됐지만 두 신문이 “스페인군의 비열한 행위”라고 비난하며 미 정부의 즉각적인 보복을 촉구하면서 전쟁 슬로건 ‘Remember the Maine! To hell with Spain!(메인호를 기억하라! 스페인을 타도하라!)’가 미 전역에 울려퍼졌다. 들끓는 여론 앞에서는 대통령도 어쩔 수 없었다.

4월 20일 의회가 전쟁결의안을 채택하고, 4월 24일 궁지에 몰린 스페인이 선전포고를 하면서 미·스페인 간의 제국주의 전쟁이 불을 뿜었다. 첫 전투는 스페인의 식민지 필리핀에서 벌어졌으나 결과는 일방적이었다. 쿠바 전투 역시 어느 비평가의 말마따나 ‘소풍 같은 전투’로 끝을 맺으면서 태평양과 카리브해는 미국의 영역이 됐다. 강화조약은 가혹했다. 스페인은 필리핀과 쿠바, 그리고 푸에르토리코와 괌까지 미국에 내주어야했다. ‘팍스 아메리카나’의 시대가 도래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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