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속 오늘

천주교 ‘트리엔트 공의회’ 개막

1517년 마틴 루터가 가톨릭의 부패상을 고발하는 95개 조항을 발표하면서 촉발된 종교개혁이 들불처럼 유럽전역으로 번져가자 로마 가톨릭이 대책마련에 부심했다. 해법을 찾기 위해 교황 바오로 3세가 제안하고 신성로마제국 황제 카를 5세가 동의한 ‘’트리엔트 공의회’가 소집됐다. 트리엔트는 이탈리아 북부의 도시명이고, 공의회(公議會)는 교회의 교의나 규칙 등의 중요 사항을 논의하기 위해 교황이 소집하는 가톨릭의 최고회의다.

1545년 12월 13일 처음 소집된 트리엔트 공의회는 18년이 지난 1563년 12월 4일에서야 폐막됐다. 공의회 기간 중 논의가 두 차례나 중단되고 교황이 세 사람이나 바뀌는 등 우여곡절을 겪었지만 다행히도 쇠퇴해가던 교세는 회복할 수 있었다. 절대적인 교황권을 재확인하고, 루터의 교리를 오류로 판정함으로써 분열됐던 전열을 가다듬었다. 신·구약성서를 ‘정경(正經)’으로 확정하고 라틴어 성서 ‘불가타(Vulgata)’가 교리를 증명하는데 유효하다고 선언함으로써 성서에 대한 논란도 잠재웠다. 그러나 절반의 성공이었다. 공의회 결과 종교개혁의 원인이 된 많은 악습은 사라지게 됐지만, 신·구교 간의 분열이 더욱 심화되어 서방 그리스도교 세계의 절반이 로마 교회로부터 떨어져 나가는 결과를 낳았다.

교황의 영향력은 현저하게 줄어들었지만 다행히 아메리카 신대륙이 그 손실을 메웠다. ‘종교적 목적을 위한 군대조직’ 예수회(제수이트)가 창립돼 해외선교를 강화하면서였다. 기존의 질서와 권위가 송두리째 흔들리는 현실 앞에서 사람들은 상실감에 빠졌고 신앙심의 굴절을 겪었다. 이때 그들의 허한 마음을 파고들어 ‘광기’를 불러낸 것이 ‘마녀’였다. “악마로부터 초인적 힘을 얻은 마녀가 밤에 빗자루를 타고 날아다닌다”는 소문이 퍼졌고 무질서와 폭력이 뒤따랐다. 죽임을 당한 힘없고 약한 여자가 수만을 헤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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