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속 오늘

드레퓌스 무죄 주장하는 에밀 졸라의 ‘나는고발한다!’, ‘여명’지에 게재

1898년 1월 13일, 프랑스 작가 에밀 졸라가 일간지 ‘여명(黎明)’에 드레퓌스의 무죄를 주장하는 ‘나는 고발한다!’는 글을 기고하면서 불의에 맞서 진실을 규명하려는 한 지성인의 험난한 노정이 시작됐다. ‘여명’은 1897년 가을부터 드레퓌스 대위의 무죄를 주장하는 대대적인 구명운동을 벌이고 있었다.

드레퓌스 사건은 1894년 10월, 드레퓌스 대위가 프랑스의 군 기밀문서를 독일 대사관에 제공했다는 혐의로 체포되면서 프랑스 전역을 들끓게 했던 진실을 향한 투쟁의 기록이다. 패전으로 반(反)독일 감정이 팽배했던 당시의 프랑스는 공화파와 왕정파로 대립하고 있었고, 왕정파들은 드레퓌스가 유대인이라는 이유로 반유대주의를 선동하며 드레퓌스를 범인으로 몰고가 무기징역을 선고했다. 그가 수감 중일 때 진짜 범인이 밝혀졌으나 군부가 이 사실을 은폐하려하자 졸라가 글로써 이를 엄중히 지적한 것이 ‘나는 고발한다!’였다.

졸라가 ‘여명’에 기고한 글의 원래 제목은 ‘펠릭스 포르 공화국 대통령에게 보내는 편지’였지만 편집장이 글 상단에 ‘나는 고발한다!’라는 도발적인 제목을 붙임으로써 글이 더욱 강한 톤으로 전달돼 평소의 10배나 되는 30만부가 팔려나갔다. 이튿날부터 졸라의 고발에 동참하는 각계각층의 서명과 지지가 ‘여명’에 잇따르자 왕당파와 가톨릭, 반유대주의자 등 반드레퓌스파도 포문을 열어 “드레퓌스는 다른 종족의 대표자” “졸라는 반(半)이탈리아인 ,4분의1 그리스인, 4분의1 프랑스인”이라며 맹공을 가했다. 결국 졸라는 추방령을 선고받고 1년 동안 런던에서 유배생활을 한 끝에 1902년 프랑스에서 의문의 죽음을 맞았다. 드레퓌스는 석방돼 1906년 프랑스 최고재판소로부터 무죄를 인정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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