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속 오늘

日 스즈키 우메타로, 첫 비타민 보고

19세기 말까지 동물에 필요한 영양소는 단백질·지방·탄수화물·무기질 등 4대 영양소 뿐이라고 생각했다. 그러나 괴혈병과 각기병으로 쓰러지는 사람이 늘어나면서 원인을 규명하기 위한 다양한 연구가 세계 곳곳에서 진행됐다. 1897년 네덜란드의 아이크만이 백미(白米)로 기른 닭이 각기병에 걸린다는 사실을 밝혀내고, 1906년 영국 캠브리지대 교수 홉킨스가 동물은 4대 영양소 외에 ‘미지의 영양소’ 즉 ‘부속물질’을 반드시 섭취해야 한다는 연구결과를 발표하면서 연구에 속도가 붙었다.

그 무렵 독일 유학파 스즈키 우메타로(鈴木梅太郎)도 각기병 연구에 매달리고 있었다. 당시 일본은 러일전쟁 중에 일어난 전사자·병사자 중 절반 가량이 각기병 환자였을 정도로 피해가 컸다. 1910년 12월 13일, 스즈키는 도쿄화학회의 정례회의에 참석, 그가 밝혀낸 ‘부속물질’의 실체를 발표했다. 자신이 각기병에 유효한 쌀겨 안의 물질을 추출하는데 성공했고 이 물질은 종래의 영양소와는 전혀 다른 새로운 영양소라는 내용이었다. 이듬해 이 사실을 논문으로 발표한 그는 1912년 이 성분을 ‘오리자닌’이라고 명명했다.

그의 논문은, 같은 결과를 밝혀낸 폴란드 생화학자 카시미르 펑크의 논문보다 1년이나 앞서 사실상 세계최초의 ‘부속물질’ 규명이었다. 펑크는 그가 추출해 낸 ‘아민’(Amine·질소를 포함하고 있는 유기화합물)이 ‘생명(Vita)’에 꼭 필요한 아민이라는 뜻으로 ‘비타민(Vitamine)’이라고 이름지었다. 이처럼 스즈키와 펑크는 비타민을 규명한 공로로 노벨상을 받을 자격이 충분했지만 노벨상은 정작 다른 사람이 수상해 한동안 논란을 빚었다. 스즈키야 당시 일본의 국력이 약하고 언어장벽에 갇혀있어 그랬다 치더라도 펑크는 의외였다. 비타민이란 용어를 처음 만들고 유포시킨 사람은 펑크였지만 ‘부속물질’의 아이디어를 낸 사람은 홉킨스였기 때문에 1929년의 노벨 생리·의학상을 홉킨스와 아이크만 두 사람에게 수여했다는 것이 노벨상위원회의 설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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