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속 오늘

‘20세기 팝의 전설’ 존 레넌 피살

비틀스가 최고 전성기를 누리던 1966년 11월 어느날. 비틀스를 탄생시킨 ‘20세기 팝의 전설’ 존 레넌이 런던의 한 화랑에서 전위예술가 오노 요코를 운명적으로 만난다. 당시 요코의 나이는 레넌보다 7살이 많은 33세였고 둘 다 기혼자였다. 1969년 결혼한 두 사람은 신혼여행지인 암스테르담 힐튼호텔에서 베트남전 종결과 평화를 위한 침대시위를 2주간 벌이며 이후 그들이 펼칠 범상치 않은 행적을 예고했다. 그들의 삶은 시대의 허구와 반예술성을 폭로하기 위해 온 몸을 던진 퍼포먼스였고, 일탈과 저항의 연속이었다.

어느덧 레넌은 대중스타의 일상에서 벗어나 기성의 권위에 저항하는 반전평화운동의 기수가 됐다. 때문에 레넌의 걷잡을 수 없는 행동에 비틀스 멤버들은 요코를 경원시했고, 영국인들은 요코를 “영국의 국보 존을 훔쳐간 무서운 마녀”로 바라보았다. 그러나 레넌에게 요코는 그의 말대로 “돈·명예·히트곡을 넘어서는 최고의 가치”였다. 1974년 요코와 별거한 뒤 레넌에게 나타났던 극심한 자아해체 현상도 결국 그녀와 재결합한 뒤에야 진정될 만큼 요코는 어느덧 레넌의 일부였다.

1980년 12월 8일 밤 10시50분, 레넌이 요코와 함께 뉴욕 맨해튼 자택으로 들어서고 있을 때 갑자기 5발의 총탄이 레넌에게 쏟아졌다. 현관에서 그를 기다리고 있던 25세의 열성팬이 그를 향해 38구경 권총 방아쇠를 연속 잡아당긴 것이다. 병원에 실려갔으나 이미 숨이 멎은 뒤였다. 한 음악인은 “1960년대의 음악이 막을 내렸다”며 레넌의 죽음을 애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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