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속 오늘

남로당(남조선 로동당) 결성

1946년 7월, 남북 양쪽에서 좌익 세력의 새 판짜기가 시작됐다. 북에서는 북조선공산당과 조선신민당을 합쳐 북조선노동당(북로당)을, 남에서는 조선공산당, 조선인민당, 남조선신민당 등 좌익 3당을 합당해 남조선노동당(남로당)을 결성하는 작업이 소련 군정의 지시와 감독 하에 비밀리에 진행됐다. 북로당 결성은 순조롭게 진행되어 8월 28일 창당됐지만 남로당은 미군정의 탄압과 3당 간의 이해 관계로 우여곡절을 겪어야 했다.

남에서의 합당은 비밀리에 평양과 모스크바를 방문하고 돌아온 박헌영이 인민당 당수 여운형에게 합당 문제를 꺼내고, 여운형이 이에 호응하면서 급물살을 탔다. 하지만 합당은 그동안 잠재돼 있던 공산당 내부의 갈등을 폭발시킴으로써 예상치 않은 방향으로 전개됐다. 그러나 합당을 계기로 내연해온 조선공산당 내부의 갈등이 폭발해 반 박헌영파와 친 박헌영파로 갈라지고 인민당과 신민당도 이에 영향받아 소극적으로 대처하면서 합당은 물건너가는 듯했다.

소련 군정의 개입으로 다시 성사될 것 같던 합당이 또 다시 난관에 부딪친 것은 반 박헌영파가 남로당과는 별개로 사회노동당(사로당)을 결성하면서였다. 단결을 위해 추진한 합당이 오히려 분열을 촉진한 셈이 됐다. 그러나 사로당 세력은 소군정과 북로당으로부터의 호된 질책으로 이듬해 2월 자진 해체했고, 남로당은 소군정의 강력한 지지를 등에 업고 1946년 11월 23일부터 이틀간 결성대회를 열어 남로당 출범을 확정지었다. 소 군정을 등에 업은 박헌영이 승리한 것이다.

error: Content is protected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