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속 오늘

미키 마우스 처음 등장한 ‘증기선 윌리’ 개봉

20세기 만화영화와 캐릭터 산업을 이끌어온 ‘미키 마우스’가 탄생한 곳은 기차 속이었다. 1928년 아내 릴리와 함께 기차여행 중이던 월트 디즈니는 문득 그가 창고 속에서 궁핍하게 생활하던 시절, 그가 주는 빵부스러기를 받아먹어 친구처럼 지내던 쥐 ‘몰티마’를 떠올렸다. 몰티마의 모습에 당시 최고인기를 구가하던 채플린의 이미지를 덧씌우면 어떨까. 디즈니는 쥐의 이름을 ‘몰티마 마우스’로 지었다. 그러나 아내는 몰티마 대신 ‘미키’를 제안했고 그 순간 ‘미키 마우스’는 20세기 최고의 스타 자리를 예약했다.

디즈니는 훗날 전기에서 이렇게 말했다. “채플린의 그 슬픈 분위기가 있는 귀여운 쥐새끼, 작지만 나름대로 노력과 힘을 다하는 그 의지의 모습.” 그림은 동료 만화가 어브 아이워크가 형상화했다. 눈이 왕방울만하고 손에 장갑을 끼지 않은 미키 마우스는 먼저 단편영화 ‘미친 비행기’와 ‘갤러핀 가우초’에 등장, 그의 탄생을 알렸으나 사람들로부터는 별로 관심을 끌지 못했다.

한 해 전 성공을 거둔 최초의 유성영화 ‘재즈 싱어’를 떠올린 디즈니는 미키 마우스에게 제 목소리를 찾아 주기로 하고 자신이 직접 미키의 목소리를 맡았다. 1928년 11월 18일, 미키 마우스가 등장한 최초의 유성 만화영화 증기선 윌리(Steamboat Willie)‘가 뉴욕 콜로니극장에서 개봉됐다. 영화는 개봉되자 마자 대성공을 거두었고 이듬해 몰아닥친 세계대공황에도 미키의 인기는 식을 줄 몰랐다. 파산 직전에 있던 한 회사는 미키를 그려넣은 시계를 2년 간 250만 개나 팔아 디즈니에게 사례금을 지급했다. 캐릭터가 돈이 된다는 최초의 사례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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