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속 오늘

美 세계최초 라디오 정시방송 시작

“대통령 선거 속보를 알려드리겠습니다.” 1920년 11월 2일 오후 6시, 미국 피츠버그의 KDKA 방송국이 세계최초로 라디오 정시방송을 시작했다. 대통령후보 하딩과 코크스 간의 표 대결을 알려주는 내용이었다. 이날 밤 공교롭게도 폭풍이 불어 많은 사람들이 호우를 맞아가며 옥외 선거속보판을 지켜봐야 했지만 웨스팅하우스사의 라디오 수신기를 구입한 수백 명의 시민들은 따뜻한 난로 가에서 시시각각 전해오는 선거결과를 들을 수 있었다. 피츠버그 교외의 한 시민회관은 라디오에 확성기를 설치해 선거상황을 알려주는 기발함을 보여주기도 했다.

선거방송으로 라디오가 화제를 불러 일으키자 수신기는 최고의 인기상품으로 팔려나갔다. KDKA의 전신은 1916년 설립된 8XK국으로 상무성의 허가를 받아 실험방송을 시작했다. 레코드 음악방송으로 방송이 인기를 끌자 웨스팅하우스는 다량의 라디오 수신기 판매를 위해 방송국 개설을 생각해냈다. 1920년 10월 16일 개국신청을 하고 2주간의 준비 끝에 이날 비로소 정시방송을 시작할 수 있었다.

옥상에 설치된 텐트를 스튜디오로 사용하는 등 초기의 KDKA는 수많은 에피소드를 양산해냈다. 개척자로서 숱한 고생을 겪으면서도 야구와 복싱을 생중계하고 시황을 방송하는 등 무수히 많은 ‘세계최초’를 기록하며 방송사를 새롭게 써나갔다. 사람들은 스피커 상자에서 흘러 나오는 카루소의 감미로운 노래와 베이브 루스의 홈런에 열광했다. 1922년까지 미국에서만 499곳에 방송국이 설립됐고 라디오는 10만 대나 팔려나갔다. 최초의 방송광고는 1922년 8월 28일, 10분간 뉴욕 WEAF(WNBC의 전신) 방송국이 내보낸 아파트 광고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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