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속 오늘

세계 전쟁사에 유례가 없는 日 가미카제 첫 등장

1944년 10월 20일, 미군이 필리핀 중부 군사요충지 레이테 섬을 향해 총공세를 취함으로써 7일간의 레이테만(灣) 전투가 시작됐다. 전투는 미군 상륙과 함께 레이테만의 하늘과 바다에서 치열하게 전개돼 섬 주변은 불바다가 됐다. 미군은 이 전투 승리로 태평양전쟁의 전세를 일거에 뒤집을 수 있었다. 미군이 상륙한 20일 새벽1시. 오니시 제1항공함대 사령관이 필리핀 클라크 기지에서 참모들과의 밤샘 작전 끝에 세계 전쟁사에 유례가 없는 ‘가미카제(神風) 특공대’ 편성을 결정했다. 폭탄을 실은 전투기를 그대로 적함에 부딪치게 하는 옥쇄작전이었다.

‘가미카제’는 1281년 몽골(원나라)군이 일본을 침공했을 때 여·몽(麗·蒙) 연합함대를 침몰시킨 계절풍을 일본인들이 ‘신의 바람(神風)’이라며 붙인 이름이다. 전투가 최고조에 달했던 10월 25일 오전8시, 각각 250㎏의 폭탄을 적재한 4기의 ‘제로 전투기’(영전·零戰)‘가 미 항모를 향해 돌진했다. 가미카제가 처음으로 세상에 모습을 드러내는 순간이었다. 카미카제는 미 항모 1척을 격침시키고 3척을 파괴하며 자신은 형체도 없이 사라졌다. 가미카제는 이듬해 4월부터 전개된 오키나와 전투에서 그 위력을 발휘했다. 그 전투에서만 2200기나 되는 전투기가 가미카제로 나서 미군에 큰 타격을 입혔다. 그러나 성공확률이 6% 밖에 안돼 대부분의 전투기들은 목표물에 접근도 못한 채 허무한 죽음을 맞았다. 패망 때까지 총 290차례 이상 출격해 2500명의 인간폭탄이 불섶으로 뛰어들었다.

강제로 끌려간 한 한국인이 이륙 후 편대 편성을 거부한 채 비행기에 장착돼 있던 폭탄을 터뜨려 자폭하는 일도 있었다. ‘출격은 하되 (미군)공격은 않겠다’는 명확한 의사표시였고 일제에 대한 통렬한 항거였다. 일본은 가미카제 말고도 인간어뢰 가이텐(回天), 자폭용 고속정 신요(震洋), 인간로켓 사쿠라바나(櫻花) 등의 변종 가미카제로 자살공격대를 만들어 그들의 젊은이들을 사지로 내몰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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