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속 오늘

중국 공산당 대장정 끝나

장제스가 2년 간에 걸친 4차례의 포위섬멸작전으로 1931년 마오쩌둥이 장시성(江西省) 루이진(瑞金)에 세운 소비에트공화국 임시정부를 뿌리뽑으려 했지만 모두 실패로 돌아갔다. 1933년 10월, 장제스는 70만 명의 대군을 동원해 철조망과 시멘트로 물샐틈없는 포위망을 펼치며 5번째 공격에 나섰다. 홍군은 전통적인 유격전을 버리고 정규전으로 승부했으나 수적으로 월등한 장제스군에 대패하고 거의 궤멸직전에 이르렀다. 포위망은 점점 좁혀오고 생필품과 의약품까지 동나자 공산당 지도부는 탈출을 결심했다.

1934년 10월15일, 부녀자·병자를 포함한 2만8000명을 남겨둔 채 홍군 9만 명의 대탈주극이 시작됐다. 세상을 깜짝놀라게 한 ‘대장정(大長征)’이었다. 상대적으로 포위망이 허술한 남서쪽을 뚫었다. 홍군은 집요한 장제스군의 추격과 지역 군벌의 방해를 피해 24개의 강을 건넜고 18개의 산맥을 넘었으며 11개의 성을 지났다. 추위, 더위, 질병과도 싸워야 했고 때로는 맨발로 만년설을 넘기도 했다.

그러면서도 그들은 도망가는 데만 급급하지 않았다. 이동 중 무려 2억이 넘는 사람들을 만나 공산주의 이념을 전파하며 중국 대륙을 붉게 물들여 나갔다. 출발 당시 불안했던 마오쩌둥의 위치도 어느덧 확고하게 자리를 잡아 본격적인 마오 시대를 열었다. 밤낮으로 1만2500㎞를 행군하기를 1년여. 1935년 10월 20일, 마침내 북서쪽 산시성(陝西省) 옌안(延安)에 도착함으로써 대장정도 대단원의 막을 내렸다. 출발 때의 병력은 10분의 1 이하로 줄어있었지만 살아남은 것 만으로도 그들에게는 가슴벅찬 승리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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