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속 오늘

최병우 기자, 대만 금문도 취재 중 배가 전복되어 순직

대만의 진먼다오(金門島)는 중국 대륙에서 6㎞ 밖에 떨어져 있지 않은, 제주도의 10분의 1 크기에 불과한 작은 섬이다. 거리가 대륙과 워낙 가깝다보니 중국은 1949년 중국 공산당이 대륙을 장악한 이래 늘 이 지역을 성가신 곳으로 여겨왔다. 1949년에도 1만 명의 병력을 상륙시켰다가 대만군의 완강한 저항에 밀려 물러난 적이 있었다.

진먼다오가 세계적인 관심사로 떠오른 것은 1958년 8월 23일이었다. 이날부터 45일간 중국 본토에서 47만 발의 폭탄이 날아와 이 지역을 초토화시켰기 때문이다. 미 제7함대까지 급파될 정도로 포격전이 치열한 이곳에 세계 곳곳에서 기자들이 몰려들었다. 9월 26일에도 일군의 기자들이 섬의 보급 상황을 취재하기 위해 상륙용 배(舟艇)을 타고 섬으로 접근했다. 그러나 배는 섬에 닿기도 전에 세찬 풍랑으로 전복됐고 배에 타고 있던 6명의 대만·일본 기자들은 바닷속 어딘가로 사라졌다. 실종된 것이다. 그 가운데는 최병우 한국일보 기자도 포함돼 있었다. 5년 전 조선일보 기자로 6·25 휴전협정 조인식에 참석, 한국의 운명이 또 한번 한국인의 참여없이 결정되는 순간을 기사로 아쉬워했던 그였다. 그는 언제나 현장을 중시했던 기자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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