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속 오늘

스페인 탐험가 발보아, 유럽인 최초로 대서양 건너고 육지를 지나 태평양 발견

콜럼버스의 신대륙 발견 후, 스페인은 이곳에 식민지 에스파뇰라(현재의 산 도밍고 혹은 아이티)를 세웠다. 부랑자들이 금을 쫓아 이곳으로 달려들었으나 기대하던 금은 없었다. 에스파뇰라 총독이 땀흘려 농사를 지을 리 없는 그들을 모아 카리브해 건너 남미 대륙으로 파견할 탐험대를 조직하자 너도나도 배에 올라탔다. 스페인에서부터 황금을 쫓아온 30대 중반의 건달 바스코 누녜즈 데 발보아도 탐험대의 일원이었다.

탐험대는 파나마해협의 다리엔에 도착, 남미대륙 최초의 신도시를 건설했다. 본국에서 임명한 총독을 내쫓고 그 자신이 다리엔의 최고 권력자가 된 발보아에게 인디언의 한 추장이 다가와 “저기 저편 산 너머에 큰 바다가 있고 그곳으로 흐르는 강물에 금이 많다”고 알려줬다. 1513년 9월 1일 발보아는 미지의 바다, 전설의 바다를 향해 발걸음을 재촉했다. 수백년 후 파나마 운하가 건설될 때도 수천명의 목숨을 앗아간 험한 곳이었다.

정글과 늪지가 가로막고, 적도의 태양이 괴롭혔지만 발보아는 한발한발 인내하며 나아갔다. 9월 25일, 그들을 가로막은 큰 산을 발보아가 먼저 올랐고, 훗날 잉카제국을 정복한 피사로와 27명의 대원들이 뒤를 따랐다. 정상에 오른 발보아 눈 앞에 큰 바다가 펼쳐졌다. ‘평화로운 넓은 바다’ 태평양이었다. 발보아는 서기를 불러 이 순간을 기록하게 했다. “고귀하신 발보아님께서 남쪽 바다(Mar del Sur)를 발견하는 자리에 있었음.” 이로써 건달 발보아는 대서양을 건너 태평양을 바라본 유럽 최초의 사람으로 기록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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