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속 오늘

일본, 태평양전쟁 항복문서에 서명

태평양전쟁에서 일본의 패색이 짙어지자 연합국이 일본의 ‘무조건 항복’을 요구하는 포츠담선언을 발표한다. 일본은 이를 묵살하고 소련에 ‘조건부 항복’ 중재를 요청했다. 소련이 시간만 보내며 분명한 의지를 밝히지 않는 가운데 히로시마와 나가사키에 원자폭탄이 투하되고 곧 소련마저 일본에 선전포고를 하자 천황궁에서 열린 어전회의는 ‘천황제 존속’을 조건으로 항복을 결정하고 이를 연합국에 알렸다.

연합국이 조건을 인정하지 않자 결국 일본은 ‘무조건 항복’을 따라야 했다. 일부 장교단이 항복을 거부하며 8월 14일 심야에 쿠데타를 계획했지만 대세를 거스를 수 없었다. 1945년 8월 15일 정오, 천황의 떨리는 목소리가 라디오를 통해 일본 전역에 울려퍼졌다. 패전과 항복의 조곡(弔哭)이었다.

마지막으로 항복 문서에 서명하는 일이 남았지만 아무도 이 일을 맡으려 하지 않아 난항을 겪었다. 결국 시게미쓰 마모루 외무장관이 악역을 떠맡았다. 그는 1932년 윤봉길 의사가 던진 폭탄에 왼쪽 다리를 잃었던 외교관이었다. 마침내 9월 2일, 요코하마에 정박 중인 미 전함 미주리호 선상에서 맥아더 사령관이 지켜보는 가운데 시게미쓰가 항복문서에 서명함으로써 태평양전쟁도 대단원의 막을 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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