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속 오늘

美 KKK단 제1회 전국대회

흰 가운과 뾰족한 두건, 가슴에는 ‘불타는 십자가’ 모양의 심벌 부착. 1860년대부터 100여 년간 미국의 흑인들을 공포에 떨게 한 KKK단의 모습이다. KKK단은 ‘Ku Klux Klan’의 줄임말로 ‘원(circle)’을 뜻하는 그리스어 ‘kyklos’와 ‘씨족’ ‘당파’를 뜻하는 영어 ‘clan’을 운에 맞춘 ‘klan’의 합성어라는 설이 가장 유력하다.

시작은 남북전쟁이 끝난 1866년 남부연합 참전용사들이 테네시주에서 조직한 친목단체였지만 지향점은 백인 지배의 부활이었다. 해방 흑인들을 겨냥한 협박과 폭력으로 1868년∼1870년에는 노스캐롤라이나·테네시·조지아주 등 일부 주에서 백인의 지배권이 크게 확대되는 절정기를 맞았으나 이들의 과도한 폭력을 우려한 연방법이 제정되고, KKK단 역시 소기의 목적을 달성했다고 판단하면서 점차 자취를 감췄다.

KKK단이 다시 부활한 것은 1915년 군인 출신의 윌리엄 시몬스 목사에 의해서였다. 시몬스는 그리피스 감독의 영화 ‘국가의 탄생’에서 영감을 얻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은 반 흑인에 머물렀던 19세기와 달리 유대인·가톨릭·이민자 등에게도 폭력을 행사했다. 범죄자라도 이들의 집을 불태우고 습격한 뒤 담벼락에 ‘KKK’라고 쓰기만 하면 모든 행위가 용인됐다. 1924년 쯤에는 오레곤·오클라호마 등 7개 주에 걸쳐 회원이 450만 명에 이를 정도로 세력이 급성장했다. 세를 과시한 첫 모임이 1925년 8월 8일 워싱턴에서 열린 전국대회다. 참가자만 20만 명을 헤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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