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속 오늘

美 케이블 음악방송 ‘MTV’ 개국

1970년대 말까지 청년문화의 꽃은 록음악이었다. 그러나 불황이 닥치며 록문화에 석양이 완연하자 팝음악계에 커다란 혁명을 불러올 새로운 미디어가 등장한다. 24시간 뮤직비디오만 틀어주는 케이블 채널 ‘MTV’였다. 1981년 8월 1일 자정, 영국 출신 버글스의 “비디오가 라디오를 죽였네(Video Killed the Radio Star)” 뮤직비디오가 첫 방송을 타면서 MTV가 비로소 세상에 모습을 드러냈다.

개국 후 MTV는 뮤직비디오라는 새로운 장르를 탄생시키고 ‘VJ(Video Jockey)’라는 신조어를 만들어 젊은 세대를 상징하는 일종의 문화코드로 자리잡으며 전 세계 대중문화의 지형도를 바꿔놓았다. 가창력과 연주력이 뮤지션의 최고 조건이라던 기존의 통념을 완전히 무너뜨리고 음악을 듣는 것에서 보고 즐기는 것으로 바꿔버린 것이다. 뉴욕에서 개국한 MTV는 12세부터 34세의 젊은이들을 타겟으로 삼아 폭넓은 시청자들을 확보하려는 기존의 케이블 채널과 확실히 차별화되는 전략을 구사했다. MTV는 록문화에 남아있는 거친 요소들을 말끔하게 없애버리고 록스타와도 확실한 작별을 고했다.

MTV의 덕을 가장 많이 본 가수는 마돈나와 마이클 잭슨이다. 둘은 MTV를 발판삼아 세계적인 스타로 발돋움했다. MTV가 제정한, 뮤직비디오 분야의 오스카상으로 통하는 ‘비디오 뮤직 어워드’(1984년)와 젊은이의 오스카로 불리는 ‘무비 어워드’(1991년)도 MTV의 영향력을 키워주어 개국 10년째가 된 1991년에 전 세계 2500만 명 이상을 가입자로 둘 만큼 성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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