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속 오늘

나세르, 이집트 초대 대통령에 당선

1952년 7월, 34세의 청년장교 나세르가 자유장교단을 이끌고 무혈쿠데타를 감행, 영국의 비호를 받아온 파루크 왕정을 무너뜨렸다. 1차 중동전의 영웅 나기브를 1인자로 내세우고 무대 뒤에서 힘을 비축한 나세르는 예상대로 2년 뒤 나기브를 축출하고 자신이 전면으로 나섰다. 1956년 1월 일당 정치체제에 이슬람교를 공식종교로 삼는 사회주의 아랍국가를 표방한 이집트 헌법을 공포하고, 6월 23일 이집트 최초의 국민투표를 실시, 99.9%의 찬성표를 얻어 초대 대통령에 당선됐다.

그로부터 1개월 뒤에는 ‘수에즈운하 국유화’를 선언, 중동지역을 세계질서의 주요 변수로 부각시켰다. 애스완댐 건설 비용 마련이 표면적인 이유였지만 서방국가로부터 운하 소유권을 되찾는 것이 주된 이유였다. 국유화 조치가 야기한 2차 중동전에서 패배했음에도 불구, ‘서방세계에 도전한 첫 아랍인’이 돼 단숨에 아랍세계의 영웅으로 급부상한 나세르는 여세를 몰아 지리멸렬해 있는 중동지역에 아랍민족주의라는 새로운 정치블록을 형성하는데 박차를 가했다.

1958년 2월 이집트와 사리아를 합병해 수립된 아랍연합공화국은 아랍통일의 꿈을 실현하기 위한 첫 단계였다. 외교적으로는 유고의 티토, 인도의 네루와 함께 비동맹 노선 혹은 적극적 중립을 주창했다. 이집트를 경찰국가로 만들었다는 비난도 받았지만 아랍인들에게는 아랍통합을 꿈 꾼 진정한 지도자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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