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속 오늘

진통주사제 메사돈 중독 파동

1960년대 중반, 농어촌과 산간 벽지 등에서 갑자기 마약 중독자가 급증했다. 정부가 조사에 나섰으나 진통 주사제가 범람하는 것 말고는 딱히 원인을 찾을 수 없었다. 주사제를 수차례 검사했지만 그때마다 알 수 없는 제3의 물질 만 검출됐다. 보건 당국이 갈피를 못잡는 동안 중독자는 계속 늘어갔다. 배·머리가 아플 때, 나무하러 가거나 바다에 들어갈 때 한 대씩 맞은 진통제로 사람들의 몸은 서서히 망가지고 있었다.

정부는 1965년 3월 현재 중독자가 1만 5000명에서 2만 명이라고 밝혔지만 전문가들은 최소 10만 명 이상으로 추산했다. 보건당국은 1965년 5월에서야 비로소 그 물질이 ‘메사돈’임을 밝혀내고 제조업체 추적에 나섰다. 메사돈은 아편보다 진통 효과가 2배 이상 강하면서도 가격이 저렴한 흰 가루마약이었다. 1965년 5월 23일, 충북 청주시에 있는 국도제약에서 진통제를 제조하고 있다는 사실을 확인한 단속반이 현장을 급습, 메사돈을 주성분으로 한 진통 주사액 20만 통을 압수하고 사장을 마약법 위반혐의로 긴급 구속했다.

곧 합동수사본부가 설치돼 메사돈의 제조·판매 배후를 수사한 결과 16개 회사의 23개 품목이 적발됐다. 이 사건으로 16명의 업자가 구속되고 관련 공무원과 국회의원이 구속되거나 입건됐다. 사람의 생명을 담보로 한 파렴치한 장사꾼들의 속성이 적나라하게 드러난 사건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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