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속 오늘

찰스 린드버그, 세계최초로 대서양 무착륙 단독비행에 성공

1927년 5월 20일 오전 7시52분, 25살의 우편물 조종사 찰스 린드버그가 뉴욕 롱아일랜드의 루스벨트 비행장을 힘차게 날아올랐다. 목적지는 유럽의 파리였다. 논스톱으로 가야했다. 8년 전 뉴욕의 한 호텔 경영자가 뉴욕∼파리 간을 논스톱으로 비행하는 사람에게 2만 5000달러의 상금을 주겠다고 발표한 것이 그를 여기까지 오게 했다.

사실 대서양 논스톱 비행은 1919년 6월에 아일랜드의 울콕과 브라운이 이미 성공한 바 있어 새삼스러운 게 아니었다. 그러나 이들의 항로가 미국∼유럽 사이의 가장 가까운 코스(뉴펀들랜드∼아일랜드·3030km)였고, 바로 이 점이 그 경영자로 하여금 거금을 내걸도록 한 것이다. 당대 최고의 조종사들이 이 모험에 뛰어들었지만 비행 중 목숨을 잃거나 시험비행에서 탈락했다. 무명의 린드버그도 세인트루이스의 실업가로부터 자금을 지원받아 비행기를 직접 설계하며 꿈을 키웠다.

성패의 관건이 연료를 얼마나 많이 싣느냐에 달려있다는 것을 린드버그는 꿰뚫고 있었다. 조종석을 줄였고, 조명탄과 낙하산도 싣지 않았다. 늘어난 공간에는 기름이 채워졌다. 비행기 이름은 ‘세인트루이스 정신(Spirit of St.Louis)호’. 그 지역 주민들에 대한 고마움의 표시였다. 하늘로 치솟은 린드버그는 뉴펀들랜드까지 북상한 다음 동쪽으로 방향을 틀었다. 졸음과 피로가 몰려왔지만 날고 또 날았다. 파리 시각으로 5월 21일 밤, 마침내 에펠탑이 시야에 들어왔다. 10만의 인파가 몰려든 르 부르제 공항에 내렸을 때는 밤 10시24분이었다. 5815km나 떨어진 뉴욕을 떠난지 33시간 32분 만이었다. 세계최초의 대서양 무착륙 단독비행 성공, 새로운 영웅이 탄생하는 순간이었다. 5년 뒤인 1932년 같은날 미국인 에어하트는 여성 최초로 대서양 논스톱 횡단비행에 성공, 기이한 인연을 맺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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