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속 오늘

에드워드 제너, 첫 종두(種痘) 주사… 천연두 예방하기 위한 최초 백신

1796년 5월 14일, 에드워드 제너가 소로 인해 병에 걸린 하녀의 손바닥 종기에서 고름을 채취, 하녀의 8살 난 아이에게 주사했다. 최초의 종두 주사였다. ‘종두(種痘)’는 사람 몸에 우두를 접종하는 것이고, ‘우두(牛痘)’는 병에 걸린 소의 몸에서 뽑아낸 면역물질을 뜻한다. 따라서 이날 주사한 고름은 천연두를 예방하기 위한 최초의 백신이었던 셈이다. 백신이란 말은 소를 뜻하는 라틴어 ‘바카(Vacca)’에서 나왔다.

아이가 별다른 증상을 보이지 않자 제너는 6주 후 진짜 천연두에서 뽑아낸 고름을 주사했다. 역시 아무런 탈이 없었다. 천연두로부터 인류가 해방되는 순간이었다. ‘두창(痘瘡)’의 일본식 명칭인 천연두는 유사 이래 인류를 괴롭혀 온 ‘죽음의 사자’였다. 치사율도 높은데다 목숨을 건져도 얼굴에 곰보를 남겼다. 미 대륙의 아즈텍 제국이 무너진 것도 스페인의 정복자와 함께 상륙한 천연두가 결정적이었다. 로마 황제 마르크스 아우렐리우스와 영국 여왕 메리 2세를 쓰러뜨린 것도 천연두였다.

우리나라에서도 1951년에 4만 3000여 명이 천연두에 걸려 1만 1000여 명이 숨진 것으로 집계될 정도로 극성을 부렸지만 1960년을 마지막으로 더 이상의 보고는 없다. 세계적으로도 1977년 소말리아 환자를 마지막으로 더 이상의 환자가 발견되지 않자 세계보건기구(WHO)가 1980년 5월 ‘천연두 박멸’을 선언했다. 이로써 천연두는 인류가 정복한 유일한 전염병이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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