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속 오늘

뮤지컬의 새 역사 쓴 ‘캣츠’ 개막

1981년 5월 11일, 뮤지컬의 새 역사를 쓴 ‘캣츠’가 영국 런던의 뉴런던극장에서 개막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불안한 시선으로 ‘캣츠’ 개막을 바라보았다. 아이들을 위한 우화시집을 토대로 만들어진 데다 나중에는 ‘레 미제라블’ ‘선셋 블루바드’ 연출자로 유명해지긴 했지만 연출가 트레버 넌의 데뷔작이었기 때문이다. 게다가 뉴런던극장은 10여년 동안 이렇다 할 성공작을 내놓지 못하고 있었다.

그럼에도 ‘캣츠’는 개막과 함께 돌풍을 일으켜 21년간이나 롱런했다. 대중의 취향을 정확히 꿰뚫고 있는 앤드류 로이드 웨버가 곡을 만든 것이 결정적이었다. 블록버스터 영화처럼 뮤지컬에 거대한 스펙터클을 도입한 웨버는 이미 23세 때 ‘지저스 크라이스트 수퍼스타’를 만들어 세계 뮤지컬계에 혜성과 같이 등장한 작곡가였다. ‘캣츠’ 이후에도 ‘오페라의 유령’과 ‘에비타’ 등을 작곡해 뮤지컬계 황제 자리에 올랐다.

‘캣츠’의 원작은 고양이들의 독특한 캐릭터와 다양한 삶의 모습을 인간사회에 빗댄 T. S. 엘리엇의 우화시집 ‘지혜로운 고양이가 되기 위한 지침서(1939년)’다. 스펙터클한 무대, 실제 고양이를 빼닮은 듯한 생생한 안무, 감미롭고 애잔한 선율의 타이틀곡 ‘메모리’에 힘입어 런던을 찾는 관광객이라면 당연히 거쳐야 할 필수코스가 됐다. 1982년 5월 미국 브로드웨이로 건너가서도 ‘캣츠’의 열기는 식을줄 몰랐다. 2000년 9월 10일 막을 내릴 때까지 뉴욕 윈터극장에서 18년간 7485회나 상연돼 미국에서만 1000만 명 이상의 관객을 모았다. 영국에서는 개막 후 정확히 21년이 된 2002년 5월 11일 막을 내렸다. 단일극장 8950회 공연은 기네스북에 ‘세계 최장’으로 기록된 브로드웨이의 ‘더 판타스틱스’에 이어 세계 두 번째 기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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