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속 오늘

일본 헌병 제암리 학살 자행

1919년 4월 15일, 경기도 화성군 향남면 제암리에 일본 헌병 30여 명이 들이닥쳤다. 이들은 “지난 발안장터 만세사건 때 시위대를 심하게 다룬 것에 대해 사과하려고 하니 15세 이상의 남자들은 모두 제암리교회에 모이라”며 주민들을 꼬드겼다. 발안장터 만세사건은 3·1운동의 기운이 이곳에까지 미쳐 3월 31일과 4월 5일 발안장터에 모인 군중들이 발안주재소 앞에서 “독립만세”를 외치자 일본 경찰이 이를 가혹하게 진압했던 사건이다.

제암리 교회에 모인 21명의 명단을 일일이 확인한 일본군은 곧 밖으로 나가 문을 잠근 뒤 초가로 된 교회 지붕에 석유를 뿌리고 불을 질렀다. 불을 피해 빠져나오는 사람들에게는 총탄 세례를 퍼부었고, “남편을 살려달라”며 애원하는 부녀자 2명은 현장에서 살해했다.

일본 헌병은 민가 32가구를 불태워 초토화시킨 뒤 인근 고주리 주민 6명까지 무참히 살해하고 마을을 불태웠다. 당시 목격자들은 이 만행으로 사람과 가축·곡식 등이 타는 냄새가 10㎞까지 퍼져나갔다고 증언한다. 당시의 한 선교사 일기에는 제암리 학살 이외에도 화성군 일대에서 만 16개 마을이 전멸되다시피 했고 5개 교회에서 비슷한 만행이 자행돼 326채의 집이 불타고 1600여명의 이재민이 발생했으며 39명이 살해된 것으로 기록돼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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