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54년 3월 21일 0시30분을 기해 우리나라의 표준시가 30분 앞당겨져 세계 표준시(GMT)와의 시간차가 9시간에서 8시간30분으로 조정됐다. 이는 정부가 표준시를 규정하는 표준 자오선을 동경 135도에서 127도30분으로 변경한 데 따른 것이다. 그러나 ‘시간의 광복’이라며 환영까지 받았던 표준시는 7년 만인 1961년 8월 10일 다시 원래대로 돌아갔다. 항공·항해나 천문·기상 등의 분야에서 관측이 복잡하고 또 다른나라 시간으로 환산할 때 불편하다는 문제점이 제기됐기 때문이다.
우리나라에 표준 자오선이 처음 도입된 것은 1908년 4월 1일로, 첫 출발은 127도30분이었다. 이 자오선은 일제에 의해 1912년 1월 1일부로 일본과 같은 135도로 변경돼 일제 패망 후까지 그대로 유지되다가 1954년에 다시 변경된 것이다.
그리니치 시각을 기준시로 삼는 현행 세계 표준시는 1884년 27개국 대표들이 미국 워싱턴에 모여 개최한 자오선 회의에서 확립됐다. 오늘날 기준시와 30분 단위로 차이를 두는 나라는 인도·이란 등 소수이며 대부분의 국가들은 1시간 단위로 차이를 두고 있다. 영토가 넓은 나라들 중 9개(러시아)·5개(미국)를 표준시로 사용하는 나라가 있는가하면 중국처럼 ‘황제 시각’이라고 해서 베이징 시각을 기준으로 삼아 1개의 표준시 만을 갖는 나라도 있다.